더벅머리에 가려졌던 대성의 얼굴이 그리웠던 찰라다. 오랜만에 홈그라운드인 SBS 예능에 빅뱅 멤버들과 함께 출연한 대성은 어느 때보다 활짝 웃었다. 과거 ‘패밀리가 떴다’ 시절을 함께했던 방송인 유재석, 김종국 등과 나누는 정감 넘치는 대화와 호흡이 꽤나 반가웠다. 야외에서 진행되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웃음 포인트와 타이밍을 확실히 파악하고 있는 특유의 예능감도 여전했다. 그렇게 대성이 다시 돌아왔다.
빅뱅은 지난 7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 출연, 망가짐도 불사하는 투혼으로 큰 웃음 빅재미를 선사했다.
투혼이라는 말이 어울릴 것 같은 활약이었다. 얼굴이 일그러지는 기본, 물속에서 육탄전을 펼치고 바지까지 벗겨졌지만 빅뱅은 끝까지 웃으며 최선을 다했다. 최근 활동으로 다양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이날 빅뱅은 모든 에너지를 쏟아낸 모습이었다.
등장부터 화려했다. '과거에서 온 사람들' 콘셉트에 걸맞게 빅뱅은 이에 로마 검투사 복장을 하고 나타났다. 빅뱅은 '능력자' 김종국과 한 편이 돼 조선시대 복장을 한 런닝맨 멤버들과 레이스를 시작했다.
대성은 첫인사를 나누면서부터 입담을 과시하며 녹슬지 않은 예능감을 뽐냈다. 이날 유재석은 눈을 가렸던 머리를 걷고 등장한 대성을 보고 "대성이 뭐야? 옛날로 돌아왔네"라고 관심을 보였다. 이에 대성은 "점점 잘생겨지는 거 같아서 다시 옛날로 돌아가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옛날 스타일이 뭐냐"고 다시 물었고, 대성은 "못난이다. 다시 돌아가야죠 뭐"라고 ‘셀프디스’해 웃음을 자아냈다.
대성은 첫 번째 미션에서부터 활약했다. '뻐꾸기가 뻐꾹뻐꾹' 코너에서부터 거침없이 망가졌다. 이 미션은 돌아가는 톱니바퀴들을 지나 랩을 얼굴로 통과해 시간만큼 '뻐꾹'소리를 내는 미션. 탑과 태양이 먼저 랩을 뚫었다. 두 사람은 얼굴이 일그러지는 굴육을 불사하면서까지 승리욕을 불태워 눈길을 끌었다. 특히 대성은 앞서 소녀팬들이 떠나갈 것을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웃음을 위해 일부러 머리가 아닌 얼굴로 랩을 뚫으려 시도하는 모습이 역시 대성다웠다.
이어진 두 번째 미션인 스펀지 공 수중농구 경기에서도 대성은 탁월한 몸개그를 선보였다. 넘치는 체력과 특유의 운동신경을 자랑하며 고난도 기술인 엘리웁까지 성공 시킨 대성. 이후 그는 “‘패밀리가 떴다’를 기억하시는 분들. 저 많이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예전의 대성이가 아닙니다. 달라졌습니다”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바로 직후 대성은 공을 들고 돌진하다가 자기 발에 걸려 혼자 물속으로 곤두박질치며 웃음을 샀다.
재미와 웃음이 터져나오는 포인트를 확실히 알고 있는 그다. 다년간의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을 경험하며 보낸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마지막 결전의 순간에도 남아 있던 멤버는 대성과 이광수였다. 작은 차에 팀원 전원이 타면 승리하는 이 미션에서 대성은 마지막까지 이광수와 바닥을 뒹굴며 경쟁했다. 끝까지 재미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간 대성은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솔로 투어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치는 등 활동을 지속해왔다. 이에 국내 활동이 활발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 이날 대성의 활약은 그간의 기다림과 아쉬움들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빅뱅이 10월까지 활동을 예고한 만큼 앞으로 다양한 예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예능 천재’ 대성의 모습을 TV를 통해 자주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
joonamana@osen.co.kr SBS '런닝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