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의 비밀로 연애가 험난한 이상엽과 채수빈. 사실 이들보다 더 불쌍한 사람이 있다. 바로 경수진. 되는 일 하나 없는 백수에 사랑마저 짝사랑이다. 거기에다 유복하던 가정마저 위태위태하다. 이 보다 더 불쌍한 청춘이 있나 싶다.
KBS 주말극 ‘파랑새의 집’은 여러 가지 우여곡절 속에서도 사랑과 꿈을 찾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경수진이 맡은 캐릭터는 영주. 은수(채수빈)의 친구로 등장한다. 늦은 나이에 작가가 되겠다고 고군분투하지만 방송국에서 매일 ‘까이고’, 심지어 사기까지 당할 뻔 한다.
7일 방송에는 노예 계약으로 유명한 제작사와 계약을 할 뻔한 영주의 모습이 그려졌다. 영주는 아버지 회사에 갔다가 아버지(정원중)가 잘릴 위기에, 회사에 근근히 붙어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속상한 영주는 사기성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에게 접근한 제작사와 계약을 하려한다. 계약금이 무려 1억원이라는 말에 솔깃한 것.
방송국에 아는 PD는 그 회사가 신인작가 아이템 빼먹고, 노예계약으로 유명한 제작사라고 말리지만, 영주는 자신에게 좋은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고 우긴다. 영주가 계약하는 장소에 영주모(송옥숙)가 등장해 계약서를 꼼꼼히 읽어보고, 사기라는 것을 알아내며 딸을 말렸다.
영주는 엄마에게 잔소리를 잔뜩 들으며 집에 와야했다. 이날 방송에서 영주는 술을 마시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해 시청자들을 짠하게 만들었다. 영주는 자신이 짝사랑하는 지완(이준혁)이 자신을 집까지 데려다주려 하자, 호의를 무시하며 “이러지 말라”고 다그쳤다. 지완이 호의를 보일수록, 자신이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 드라마 초반 지완에게 설레어 했던 영주는 지완의 마음이 미진(엄현경)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힘들게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자신의 꿈을 찾아 고군분투하지만, 늘 좌절 뿐인 영주. 오랜만에 설렘을 안겨준 남자마저 다른 여자를 쳐다보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청춘이고, 지금 우리 청춘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은 좌절 뿐이지만, 영주에게도 봄날을 올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꿈과 사랑을 모두 쟁취하는 영주의 모습을 보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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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의 집’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