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이 눈으로 확인하고 가슴으로 느끼게 만든 ‘통일염원’으로 뭉클함과 가슴 깊숙한 울림을 선사했다. 민통선을 지나 북위 38.27 끊어진 금강산 전기철도교량 위에 종착한 멤버들의 꾸밈없고 가감 없는 얘기들은 ‘통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며 왜 ‘1박 2일’이 ‘국민예능’인지를 알게 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이하 ‘1박 2일’)는 38선을 기준으로 점점 더 북쪽으로 자연의 미를 찾아가는 ‘더더더 여행’ 두 번째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날 방송은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재미있는 게임의 향연 속에서 멤버들이 작성한 예언서에 따라 예상을 빗나가는 결과들이 줄을 이어 큰 재미를 안겼다. 큰 재미 속에서도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장소적 여건으로 빚어진 ‘통일’에 대한 생각이었다.
멤버들은 북위 38.07 재인폭포에서 점심복불복을 진행했는데 시작부터 멀리서 들려오는 묵직한 ‘쿠웅’에 긴장감이 한층 높아졌다. 멤버들은 “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라며 당황하지 않고 금새 게임에 빠져들어 큰 웃음을 선사했다. 다음 여행지는 북위 38.18 고석정이었고, 치열한 씨름으로 입수자를 정하며 꼴찌인 김준호와 그를 예언한 차태현, 데프콘이 화려한 다이빙 입수로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점점 더 북으로 가는 이번 여행의 종착지는 북위 38.27의 금강산 전철교량이었다. 촬영이 제한적인 민통선(민간인 통제선)을 지나며 멤버들은 “처음 와본다”, “이 안에도 역시나 농사를 짓고 살아가시는 분이 계신다”면서 “묘한 긴장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 금강산 전기철도 노선도를 보며 가슴 뭉클한 풍경이 펼쳐졌다.
금강산 전기철도교량은 강원도 철원역과 금강산의 내금강역을 연결하는 철도로, 한국 최초의 전기철도다. 금강산으로 수학여행을 가던 길로 현재는 막혀있는 상태. 총알자국 등을 살펴보며 데프콘은 “진짜 이런 게 교육이 된다. 와보고 싶었다”며 한껏 들뜬 모습을 보였는데, 다리 끝까지 걷게 되자 김종민은 “역사적인 순간이다”, 김주혁은 “개인적으론 절대 올 곳이 아닌데“라며 감격해 했다.
진지함과 들뜬 마음으로 교량 여기저기를 살펴보던 멤버들. 차태현은 “이 강 따라 쭉 가면 북쪽인거네? 딱 끊겼네”라며 무성한 수풀과 철조망으로 가로막혀 더 이상 건널 수 없는 끊어진 철교를 바라봤다. 김주혁은 “제일 많이 온 거지? 제일 끝까지 왔는데 본 게 고작 위험이다. 이 길이 열리면 참 멋있겠다”고 말했고 데프콘은 “금강산에서 ‘1박 2일’ 하면 좋겠다”고 하자 김주혁 역시 “좋지~”라며 거든 뒤 생각에 빠졌다.
바로 눈 앞에 북한을 바라보던 멤버들은 임동섭 중위에게 질문 세례를 했고 임동섭 중위는 “바로 앞이 비무장지대여서 (북한이) 멀어도 4km”라며 “준비가 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올해라도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멤버들의 가감 없고 꾸밈없는 생각과 느낌들도 쏟아졌다. 김준호는 “허무한 느낌도 든다”고 말했고 데프콘은 “여기는 피부로 느껴진다”고, 김주혁은 맏형답게 “이 흙하고 저 흙하고 다를 게 없잖아. 같은 흙이고 같은 나무가 이리 뻗고 저리 뻗는데 우리는 못한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눈 앞에 펼쳐지고 피부로 느낀 분단의 현실. 이 모든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가슴으로 느낀 멤버들의 모습에 시청자들 역시 가슴 뭉클함을 느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진짜 별 것 아닌데 가서 느낀 게 고스란히 전달되어서 너무 뭉클했다. 통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북한이랑 저렇게 가깝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라고, 거기까지 대신 다녀와준 멤버들에게 감사하다”, “’1박 2일’은 매번 명불허전 여행을 하는 듯. 웃긴데 의미까지 주다니! 최고!”, “뭔가 거하고 거추장스러운 여행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통일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어주는 여행이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8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1박 2일’은 전국 기준 13.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1박 2일’이 속한 ‘해피선데이’ 또한 수도권 기준 13.3%, 전국 기준 12.7%의 시청률로 일요일 저녁 예능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해 적수 없는 일요일 예능 강자임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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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