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이하 '식샤2')가 단 2번의 시즌 만으로 눈에 확 띄는 성장과 성과를 일궈냈다. 목요일 주1회로 방송되던 시즌1은 시즌2에 접어들면서 월화드라마로 주2회 방송으로 전환됐다.
흡사 CF같은 '먹방' 화면을 드라마에 접목시켜 확실한 차별화를 구축했으며, 비스트 윤두준을 주연으로 발탁해 단순 '연기돌'이 아닌 주목받는 신인 배우 반열에 올려놨다. 또한 시청률 1%중반대를 유지하며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시즌1은 시즌2로 넘어오며 마의 3%대 벽을 넘었다. 이는 지상파에서 내로라하는 스타 PD를 영입해서도 이루지 못했던 성과다.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앞서 '막돼먹은 영애씨'를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로 자리잡게 했던 박준화 PD가 있었다. 시청률 3%(닐슨코리아, 유료채널집계)의 자체최고시청률로 9주간의 여정을 마무리한 '식샤2'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 박준화 PD를 상암동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 로맨스 비중, 왜 늘려야 했나
시즌2는 시즌1에 비해서 확실히 구대영(윤두준 분)과 백수지(서현진 분), 이상우(권율 분) 등 주인공들의 로맨스와 스토리가 늘었다. 이는 여태껏 오후 11시, TV 앞에 앉아 야식을 생각나게 만들던 '식샤' 특유의 먹방신에 빠졌던 기존 시청층에게는 의아한 변화였던 것만은 틀림없다. 그렇다면 왜 동일한 작가와 동일한 PD로 구성됐던 '식샤2' 제작진이, 이같은 선택을 했던 걸까.
"연애에 힘이 쏠렸다는 지적은 기본적으로 사실이다. 기존 '먹방'만을 부각시켰던 진행은 주1회 방송이니깐 가능했다. 주1회 방송의 경우 연속성이 줄고,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되는 예능 드라마에 가깝게 제작된다. 반면, 시즌2는 월화 시간대로 이동하면서 예능보다는 드라마에 더 가깝게 다가섰다. 주2회 방송의 경우 내용 진전이나 스토리 변화가 부족하면 자칫 지루하게 느낄 가능성이 크다. 그 안에 스토리적 힘이 있어야 하니깐, 러브라인 코드가 더 깊숙하게 진행됐다고 보면 된다."
러브라인 뿐만은 아니다. 시즌1에 비해 한층 사람들의 관계와 각자의 스토리에 힘이 분배됐다. 예컨대 쇼윈도 부부였던 홍인아(조은지 분), 기러기 아빠였던 임택수(김희원 분) 등의 스토리들. 이 역시 제작진의 의도가 다분히 녹아들었던 결과였다.
"시즌1은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란 정체성을 우선 풀어야 했다. 코미디와 함께 스릴러도 녹여야 했다. 장치를 알리려다 보니 스토리적 전개가 빠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시즌2는 새롭지 않다. 똑같이 먹방에 스릴러적 요소를 가미했다. 그런 형태가 시즌1을 통해 학습돼, 시즌2에서는 따로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암묵적으로 알고 있는 형태가 된 셈이다. 이제는 다른 전개를 가미해야 시청자가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 스핀오프 '내 친구와 식샤를 합시다'
'식샤2'를 떠나보내기 아쉬운 시청자들에게 희소식이 접수됐다. 바로 '식샤2'의 주역 윤두준과 서현진이 각자의 절친과 동반 스페인 여행을 떠나며, 이 모습이 여행 리얼리티로 제작된다는 사실. 박준화 PD가 기획하고 연출하는 이 '먹방여행'의 타이틀은 '내 친구와 식샤를 합시다'다. 윤두준의 절친으로는 비스트 양요섭, 서현진의 절친으로는 과거 밀크로 함께 활동했던 박희본이 함께 한다.
"시청률을 많이 내보자는 의도는 아니다. 사실, 드라마를 하던 사람이 주인공들과 함께 여행프로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내 입장에선 고생이 될 수 있다. 단지, 드라마 촬영을 하던 도중에 관계들이 참 좋은데, 함께 여행을 떠나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방송이다. '꽃보다' 시리즈 만큼은 아니겠지만,(웃음) 그래도 예전에 예능을 만들었던 경험도 있고, 방송을 내보낼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웃음)"
박준화 PD가 밝힌 '먹방 여행'의 의도는, 말하자면 '좋은 사람들과 여행을 하며 힐링하면 좋겠다'에서 출발한 셈이다. 이는 모든 사람들이 여행을 꿈꾸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좋은 사람들과 힐링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중심이다. 즐겁게 드라마를 찍었던 배우와 제작진이 번외의 즐거움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함께 스페인으로 가는 스태프도 드라마를 함께 했던 스태프가 상당수다. 작가님도 가고, 촬영 감독님도 같이 떠난다. 물론 우리는 노는 게 아니지만.(웃음) 어쨌든 익숙한 사람들인 만큼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 그래서 시즌3는 나오는 건가
'식샤1'과 '식샤2'를 즐겨봤던 모든 이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 바로 시즌제의 지속이다. 그래서 '시즌3'는 나오는 걸까.
"물론 할 수는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 현재 시즌2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섣부른 고민이 아닌가 싶다. '막영애'를 비롯해 '식샤1' 때도 다음 시즌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그런 고민을 하면, 이번 시즌에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부분을 아낄 수도 있다. 솔직히 시즌제라는 것은 지금이 잘 돼야 다음편이 가능하다. tvN에서는 긍정적이다. 이후 여러가지 이해관계들의 조율이 잘 진행된다면, 이뤄지지 않을까. 지금 단계에서는 작가도 연기자도 피로도가 쌓인만큼, 당장 뭔가를 생각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답은 딱 그거다.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아직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라는 것.(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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