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고도 예능으로..김종국, 이쯤되면 초'능력자'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6.08 15: 45

 어제(7일) 방송된 ‘런닝맨’. 특급 아이돌 빅뱅 멤버들이 얼굴로 랩을 뚫는 것보다도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수중에서 육탄전을 벌이던 중 김종국의 속옷이 벗겨지고, 상의가 찢어져 알몸이 노출된 모습. 방송사고로 볼 수도 있을 법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대로 방송을 탔고, 두고두고 회자될 명장면이 탄생했다.
당사자의 동의가 없다면 쉽게 전파를 탈 수 없었을 테다. 웃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사고’를 ‘예능’으로 만든 김종국은 진짜 ‘능력자’였다.
내막을 들여다보면 더 재미있는 상황이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 있었던 일이다. 김종국은 빅뱅과 한 팀을 이뤄 ‘런닝맨’ 팀과 스펀지공 수중 농구 경기를 펼쳤다. 뛰어난 운동신경을 자랑하는 이들은 경기를 압도해버렸고, 이에 ‘런닝맨’ 팀은 반칙 작전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벌어진 사단이다. 이광수는 김종국과 빅뱅 태양의 바지를 벗겨버렸다. 창피함에 물속에 앉아 일어나지 못하게 만들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다년간 경험을 쌓아온 김종국은 바로 주저앉지 않았다. 상의 재킷을 벗어 허리에 묶은 채 경기를 지속하는 기지를 발휘한 것.
경기가 막바지로 접어들자 다급해진 이광수는 공을 들고 돌진하는 김종국의 옷을 잡아 상의를 찢더니, 결국 팬티까지 벗겨 던져버렸다. 이에 김종국은 “아이 진짜 미쳤어!” 라고 소리치면서도 다소곳한 포즈로 주요부위(?)를 가리고 주저앉아 웃었다. 유재석은 한 술 더 떴다. 그의 젖은 속옷을 짜서 마이크에 걸어놓은 것. 결국 김종국은 고개를 숙인 채 우는 모습을 연출해 큰 웃음을 샀다.
이 장면에서 김종국의 인기 비결을 엿볼 수 있다. 우람한 근육과 파워로 ‘능력자’로 불리며 ‘런닝맨’에서 거대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그다. 이에 멤버들은 그를 저지하고 막기 위해 합심하고, 대립한다. 가끔은 대적하기 어려운 악당으로, 때로는 모든 팀원들을 구해내는 히어로로 변신하며 활약한다. 그의 확실한 캐릭터가 이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재미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웃음 포인트를 명확히 알고 있는 감각도 동물적이다.
남자다운 이미지가 사석에서도 이어진다는 것이 큰 매력 중 하나. 많은 방송 관계자들은 그를 ‘의리의 사나이’로 평한다. 자신의 주변사람들을 살뜰히 챙기고 도에 어긋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는 것.
이 같은 이유로 김종국이 중국에서 유재석 보다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서 중국 진출에 성공한 스타작가 최대웅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재석 씨는 말이 많고, 힘이 약하지는 않지만 강하지도 않고 키도 크지 않다. 캐릭터가 애매하다. 반면에 김종국 씨는 문제가 생기면 와서 딱 해결해주는 것처럼 캐릭터가 잡혀 있다. 이런 면에서 중국인들은 유재석보다 김종국을 더 이해하기 쉽다. 변별력이 있다”고 설명한 바다.
요즘에는 예능을 통해 쌓은 감각을 드라마에 적용시키고 있다. KBS2 금토드라마 ‘프로듀사’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 비록 분량은 많지 않지만, 능청스러운 연기로 브라운관에 등장할 때마다 커다란 존재감을 보이며 호평을 받는 중이다.
김종국은 아시아의 대세로 떠오를 만한 힘을 가진 진짜 ‘능력자’가 맞다.
joonamana@osen.co.kr
아래 '런닝맨'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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