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인으로 전향하며 자신의 모습을 하나하나 공개해가고 있는 서장훈. 한국 대표 센터로 농구사에 한 획은 그은 서장훈은 항상 코트에서 ‘싸움닭’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랬던 그가 최근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솔직한 모습들을 공개하고, 다른 예능인들에게 공격을 당하며 어느새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스타가 되고 있다.
조금씩 안방과 친숙해지고 있는 서장훈이 ‘힐링캠프’를 통해 한발 더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자신의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며 그에게 남아있던 편견을 깨뜨렸다. 8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는 우리가 몰랐던 서장훈을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날 방송은 ‘미식캠프’로 꾸며졌다. 이경규, 김제동, 성유리가 각자 다른 게스트들과 함께 맛집을 찾아 토크를 나누는 형식으로 방송됐다. 이경규는 김준현, 박수홍과 함께 맛집을 찾았고, 김제동은 돈스파이크, 서장훈과 함께 맛탐험을 떠났다. 성유리는 김영광, 이수혁과 맛집 토크를 이어갔다.
돈스파이크의 추천으로 전북 익산으로 온 서장훈과 김제동은 방송 초반부터 너무 멀리 왔다고 툴툴거렸다. 하지만 장예원 아나운서가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자, 화색이 돌았다. 이어 서장훈은 갑자기 불편한 모습을 하며 “아나운서를 만나서 마냥 즐거워하기가 그렇다”고 속내를 밝혔다.
이어 서장훈은 농구를 잘 하지 못해서 존재감이 없었던 학창시절부터 우리나라 최고의 센터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특히 그는 자신의 농구 인생을 30점이라고 평하며 “어렸을 때 더 몸 관리 잘하고, 더 열심히 해서 2만점에서 2만5천점은 넣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국 최다 득점 기록인 만삼천점이 너무 부족하다고 고백한 것. 그는 “전설이 되고 싶었다. 박찬호나 박지성이 너무 부러웠다”고 농구 선수로서의 욕심과 꿈을 밝혔다.
그러는 한편, 자신의 강박에 대한 이야기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골을 못 넣을까봐 승리를 못할까봐 두려웠다. 그러다 보니 징크스도 계속 생겼다. 음료수병을 보면 줄을 맞추고, 같은 시간에 밥을 먹고, 같은 시간에 화장실에 갔다. 싫어하는 숫자가 있는 호텔방에는 묵지 않았다”고 승리에 대한 갈망과 두려움 때문에 극도의 결벽증이 생겼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서장훈은 “이런 이야기 미친놈 취급 받을까봐 못했다. 은퇴한 지금도 그런 강박을 가지고 있다. 많이 내려놓긴 했는데, 10년 넘게 하다 보니 습관이 돼서 잘 안 바뀐다. 그런 것을 다 지키다보니 스스로 너무 피곤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선수시절 자신에게 유독 비난이 많이 쏟아졌고, 그래서 오기로 더 열심히 하고 전설이 되려고 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예능에서 까다로운 성격을 가진 사람으로 비춰졌던 서장훈. 이날 그는 자신이 왜 그런 캐릭터가 됐는지 고백했고, 시청자들은 최고가 되고자 했던 그의 열망과 열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또 시청자들은 자신의 치부를 솔직하게 고백해준 서장훈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고, 그와 한 발 더 가까워진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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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