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드라마 '프로듀사'가 어디까지가 가상이고 현실인지 모를 디테일한 이야기 전개로 사랑받는 가운데, 매회 화제를 모으는 각종 에피소드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이 존재하고 있다. '프로듀사'는 예능드라마이지만, 리얼리티를 한껏 끌어올리다 보니 다큐적인 시선으로 에피소드의 진위를 세세하게 들여다보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것. 예능국PD의 일과 사랑을 그려내는 '프로듀사'는 시청자를 몰입하게 하는 익숙한 그림 위에서 보다 극적인 설정을 가지고 방송가 사람들의 애환을 들여다보며 다시 생각하게 하는 리듬감 넘치는 전개를 보여 흡인력을 발휘한다.
'프로듀사'는 '1박2일', '뮤직뱅크', '열린 음악회' 등 KBS 프로그램은 물론, SBS '런닝맨', tvN '삼시세끼' 나영석PD, MBC '무한도전' 김태호PD 등 익숙한 이름을 등장시켜, 시청자들이 '프로듀사'의 이야기를 다큐처럼 받아들이는 현상이 부수적인 재미를 발휘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익숙한 배경 위에서 생활하는 각 캐릭터의 모델이 됐을 것 같은 인물의 이름을 거론하며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
예능국에 첫발을 디딘 어리바리 니마이 승찬(김수현 분)의 시선으로 '프로듀사'를 따라가는 시청자들은 예능국의 낯선 환경에 승찬과 함께 적응하며 승찬의 성장과 사랑에 시련과 아픔을 주는, 일면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캐릭터가 과연 누구일지에 대한 추측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소속 가수를 상품으로 여기는 변대표(나영희 분), 무능한 김태호CP(박혁권 분) 등의 캐릭터에 쏟아지는 관심으로 본의 아니게 이름이 거론되는 인물들이 많아지자 KBS 예능국 측은 캐릭터에 실존 인물을 대입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시청자의 높은 관심을 반증하는 것.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방송국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가깝게 다룬 '프로듀사'가 그만큼 화제의 중심에 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청자가 '프로듀사'를 볼거리로 소비하는 것이 아닌, 이들의 이야기에 몰입하고 두달 여의 시간을 함께 살아가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다양한 매력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캐릭터들이 시청자에 익숙한(편견일지라도) 모습 위에서 의외성을 보여주며 조금씩 성장해나가 이들을 절대적으로 응원하게 만들기 때문에 가능하다.
가요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OSEN에 "스타인 신디(아이유 분)가 마음대로 행동하고, 예능프로그램의 몰래카메라를 짜고 치는 모습 등이 시청자의 편견을 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돌 가수들이 누구보다 치열하게 산다는 것을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드라마는 드라마로 보고 있다. 업계 사람만 알 수 있는 현실의 디테일한 부분을 재밌게 담아낸 것 같아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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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