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차 토크쇼임에도 절대 이름값에 안주하지 않는다. ‘힐링캠프’의 장수 비결이다. 그런 '힐링캠프'가 또 다시 변신한다. 기존의 은둔형 톱스타 또는 화제성 연예인 섭외에 주력했던 1인 토크쇼 방식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3MC들이 각자의 게스트와 세 가지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꿀 것을 예고했다.
지난 8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서는 3MC들이 각자 초대한 스타들과 만나 각 지역의 맛집을 찾아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야외 혹은 실내에서 세트를 꾸민 뒤 차분한 분위기에서 토크를 진행했던 여태까지의 ‘힐링캠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우선 이경규, 김제동, 성유리의 3MC가 각자 다른 게스트를 초청해 토크를 진행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지난주부터 이어진 ‘미식캠프’ 특집을 맞아 이경규는 개그맨 박수홍과 김준현을, 김제동은 방송인 서장훈과 작곡가 돈스파이크를, 성유리는 배우 김영광과 이수혁과 함께 각자의 추억이 담긴 맛집을 찾아 나섰다. 이 과정에서 각 MC들의 개성이 묻어나는 진행 방식이 드러나며 기존 ‘힐링캠프’와는 색다른 매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먼저 이경규는 데뷔 34년의 관록답게 형식적인 토크가 아닌, 마치 술자리에서 이야기하는 듯 자연스럽지만 무게감 있는 진행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여자를 주제로 노총각 박수홍과 신혼 김준현 사이에서 재치 있으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질문, 적절한 리액션과 공감으로 명불허전 MC임을 입증했다.
반면, 김제동은 게스트가 쉽게 입을 뗄 수 있도록 편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소통하는 방식을 택했다. 김제동 특유의 맞장구와 매끄러운 입담이 서장훈이 과거 농구 선수 시절에 대한 생각과 자신의 치부를 솔직히 드러낼 수 있도록 만든 촉매제가 된 것.
막내 MC 성유리는 비주얼만큼 상큼한 진행 감각이 돋보였다. 그는 이경규나 김제동처럼 능숙하고 노련한 MC는 아니지만, 게스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세와 ‘빵빵 터지는’ 미소로 게스트로 하여금 이야기 할 맛이 나도록 만들었다. 이처럼 3MC가 각각의 게스트와 함께 진행하는 ‘힐링캠프’의 새로운 포맷에서는 그동안에는 볼 수 없었던 3MC의 진행 특징이 도드라지며 새로운 재미를 더하고 있다.
또한, 늘 ‘힐링’을 상징하듯 초록빛 야외나 차분한 분위기의 실내 촬영장을 벗어난 점도 인상적이다. 이들은 ‘미식 캠프’라는 이번 콘셉트에 맞게 MC별로 서울에서 전북 임실부터 인천까지 다양한 지역을 오가며 촬영 방식에도 새로운 변화를 꾀했다. 이러한 촬영장에의 변화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게스트들 또한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며 토크쇼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했다.
이렇듯 ‘힐링캠프’ 제작진과 3MC는 안정적인 위치에 자리 잡은 장수 토크쇼임에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한 변화를 택했다. 새로운 시도에는 늘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진부한 프로그램이 외면당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새로운 ‘힐링캠프’가 방영된 것은 이제 막 2회 차, 성공과 실패를 가르기엔 아직 이르지만 그 용기와 도전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한편 '힐링캠프'는 대한민국의 각 분야를 대표하는 최고 게스트들과 함께 그들의 진솔한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월요일 오후 11시 1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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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