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를 향한 팬들의 지나친 관심을 과연 사랑이라는 말로 포장할 수 있을까. 아름답게만 보기에는 어쩐지 부담스러운 면이 있어서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가 출연하는 드라마와 영화를 챙겨보는 충성스러운 팬심(fan+心)을 넘어 스타의 사생활,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팬들이 늘고 있다. 심지어 집까지 쫓아가는 스토커 수준의 행태가 발생한다. 스타에 대한 관음증적 관심이 순수한 팬들의 의도까지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배우 이하늬를 좋아한 전도사가 명예훼손 및 협박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임정택 판사)은 9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모욕·협박 혐의로 기소된 이 전도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지난 2006년부터 이하늬를 좋아한 그는 현실적으로 이하늬에게 다가갈 방법이 없자,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해 수백 회에 걸쳐 이하늬에 대한 비방과 성적인 모독 글을 수백건 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들을 향한 과도한 관심은 가볍게는 SNS 팔로우부터 직접적으로 위협을 가하는 협박, 미행, 가택 침입 등 행태가 매우 다양하다. 스타들을 향한 애정이 일상적인 수준을 넘어 병적인 수준에 달한다면, 그건 그들의 활동에 방해를 줄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위축되게 만든다.
앞서 가수 이현우는 지난 3월 11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자신을 따라다니던 스토커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의 경험담에 따르면 그녀는 매일 검은 봉지 안에 고등어를 들고 이현우를 따라다녔단다. 그녀는 어느 날 이현우의 집 건물 엘리베이터 안에 서 있기도 했다고. 그러면서 되레 당당하게 '왜 이제와. 고등어 갖고 왔는데'라고 말했다.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이처럼 섬뜩한 상황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을 듯하다.
그런가 하면 성시경도 스토커 수준의 팬에게 마음 고생을 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013년 9월 JTBC '마녀사냥'에서 "스토킹을 당한 적이 너무 많다"며 "어느 날 밤에 어머니가 깜깜한 계단 앞에 앉아있는 사람을 발견해 놀라서 넘어지셨다"고 털어놨다. 성시경은 그들을 팬이 아니라 정신병자라고 부르며 강력하게 일침을 가했다.
걸그룹 시크릿 출신 전효성도 같은 해 2월 방송된 JTBC '우리는 형사다'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회사에 찾아와 계속 위협을 가하려고 했던 팬이 있었다"면서 몇 개월 동안 자신과 만남을 요구했었던 사연을 털어놓았다.
그룹 동방신기가 팬들에게 시달렸던 일화도 유명하다. 사건 하나 하나 구체적으로 언급하기가 어려울 정도. 모두 어긋난 팬심에서 비롯된 일이다. 이외에도 가수 김장훈, 배우 김미숙, 성유리 등 다수의 스타들이 방송을 통해 극성 팬들에게 당했던 경험을 토로했다.
인터넷의 발달로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접근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 스타에게 유달리 집학하는 행태는 개인의 정신적인 문제로 볼 수도 있겠으나, 타인과 소통하는 방식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더불어 학교에서 스타를 대하는 방식에 대한 교육이 부재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스타를 향한 건강한 애정 표현이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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