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상류사회’ 무서운 자신감, 질질 끌지 않는 사이다 전개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6.10 06: 56

 ‘상류사회’가 질질 끄는 법 없는 ‘사이다 전개’로 한 시간이 후딱 가게 만들고 있다. 아직 2회 밖에 방송되지 않았는데, 인물간의 사랑 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됐고, 조만간 드라마를 뒤흔들 핵폭탄이 터질 가능성이 제기 되고 있다. 휘몰아치는 전개는 엿가락 늘리듯 이야기를 지루하게 만들지 않아 구미가 당기게 한다.
지난 9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상류사회’ 2회는 재벌가를 배경으로 보이지 않지만 명백히 존재하는 자본주의 신분 체계 속 인물간의 얽히고설키는 관계가 펼쳐졌다. 재벌의 딸이지만 진정한 사랑을 꿈꾸는 장윤하(유이 분)가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유창수(박형식 분), 윤하가 재벌의 딸이라는 것을 모른 채 자꾸 엇나가는 야망이 큰 남자 최진기(성준 분)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창수와 친구이나 사실은 종속관계와 다름없는 현실에 남모를 속앓이를 하며 ‘남자 신데렐라’를 꿈꾸는 진기, 동등한 재벌과의 결혼을 꿈꾸면서도 자꾸 가난한 서민인 이지이(임지연 분)가 신경이 쓰이는 창수, 독립을 꿈꾸나 아직 자존심을 버리는 법을 배우지 못한 윤하, 이 세상 가장 순수한 여자인 지이의 사랑과 야망이 순차적으로 그려졌다. 

이 드라마가 불평등한 계급간 로맨스를 다루겠다는 기획의도를 갖고 있는데 1회와 2회만으로도 이 같은 제작진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명확히 드러났다. 다만 이 드라마는 상당히 빠른 전개를 보이고 있다는 게 안방극장을 놀라게 하는 요소다. 보통 드라마가 숨겨둔 비밀을 깨는 과정에서 흥미를 자극하는데, 벌써 이 드라마는 창수가 윤하의 비밀을 알게 됐다. 또한 네 명의 주역들이 어떤 감정으로 사랑 관계를 형성할지 어느 정도 예측이 됐다. 그야말로 2회에 많은 이야기를 쏟아낸 것.
이 같은 빠른 속도감은 답답한 전개를 지루하게 여기는 요즘 시청자들의 입맛에 잘 맞아 떨어지는 듯 보인다. 무엇보다도 제작진이 깔아놓은 윤하 집안에 터질 대형 폭탄은 2회에 엄습하며 앞으로 무슨 불안한 일들이 벌어질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뻔한 이야기지만 차진 대사로 재밌게 표현하는 재주가 있는 하명희 작가는 전작에서도 ‘사이다 전개’를 선호했다.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와 ‘따뜻한 말 한 마디’에서도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로 흥미를 뽑아내는 신기한 필치를 보였다. 시원시원한 맛이 있는 대사가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빠른 전개는 하명희 작가의 드라마가 흔한 통속극의 범주를 벗는 이유다.
이번 ‘상류사회’에서도 안방극장을 휘어잡는 빠른 속도감으로 뒷이야기가 궁금한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아직 2회 밖에 되지 않았지만 다른 드라마에서 6회 이후에 할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 ‘상류사회’의 ‘LTE급 전개’가 안방극장을 끝까지 매료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어찌 보면 뒤를 생각하지 않는 무서운 자신감이다.
한편 ‘상류사회’는 황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재벌 딸과 황금사다리를 오르려는 개천용 두 사람의 불평등한 계급 간 로맨스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희망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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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사회’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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