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잣집에서 태어났지만 아픈 가정사를 가지고 있고, 불량한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보면 순진하고, 잘생겼지만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순애보를 가진, 흔히 여성 시청자들이 드라마 속 남자주인공에게 기대하는 ‘로망’을 모두 갖춘 공태광 역의 육성재는 회가 거듭할수록 물오르는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KBS 2TV '후아유-학교 2015'(극본 김민정 임예진, 연출 백상훈 김성윤, 이하 '후아유') 14회에서는 짝사랑하던 은비(김소현 분)에 볼뽀뽀를 하며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공태광(육성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고작 18살, 미성년자의 신분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무모하고 순수하다. 어떠한 계산 없이 좋아하는 여자만을 생각하는 공태광의 마음은 그를 은비가 있는 통영까지 향하도록 만들었다. 기어코 막차가 끊겼다며 하룻밤을 지새운 그는 은비의 재촉으로 어쩔 수 없이 서울로 돌아가는 와중에도 “(서울) 올 거지? 대답해라. 기다리겠다”라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공태광 역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이 ‘사랑꾼’ 면모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공태광이 사랑 놀음에만 빠져 허우적거리는 캐릭터였다면 이토록 인기를 끌진 못했을 것. 그는 이사장인 아버지 공재호(전노민 분)가 과거 정수인 사망사건에 연루된 것을 알고 그에게 자백할 것을 설득했다. 자신만 입 다물면 아버지의 죄는 아무도 모른 채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도 그는 정의를 택했다. "아버지 마음대로 하시라. 아버지가 선택하면 그게 제 물음에 대한 대답이라고 생각하겠다“라며 멋있게 뒤돌아서는 공태광의 모습에서는 묘한 카타르시스마저 느낄 수 있을 정도.
모질게 밀어냈지만 역시 아버지가 체포되는 장면을 보고 아무렇지 않을 사람은 없다. 특히 3번째 결혼을 위해 집을 나간 어머니 이후 아버지까지 잃은 공태광은 크나큰 상실감에 앓아눕고 만다. 늘 장난스럽고 불량해보였던 것과는 달리 짠내 나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왠지 모르게 모성애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너 나 걱정했냐. 나 좋아하지도 않을 거면서 이래도 되냐”라는 다소 닭살 돋는 대사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
이처럼 손으로 꼽기에도 벅찬 그의 매력에 정점을 찍은 것은 예상치 못한 과감한 스킨십. 밥 먹자는 어설픈 핑계로 은비와 데이트를 마친 후 그를 집 앞까지 데려다 준 공태광은 “너랑 있을 때 시간이 빨리 가는 유일한 시간이다”라는 로맨틱한 멘트와 함께 성큼 다가갔다. 은비의 볼에 살짝 뽀뽀한 채 떨어지는 공태광의 눈빛은 분명 사랑에 빠진 소년의 그것임에 분명했다.
사실 앞서 언급한 것들과 같은 ‘로망’들을 갖춘 캐릭터는 이미 여러 작품에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육성재라는 신선한 배우의 연기와 캐릭터에 대한 높은 싱크로율이 더해지며 몰입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 특히 14회 말미에서는 태광과 은비가 뽀뽀하는 장면을 이안(남주혁 분)이 목격하며 긴장감이 팽팽한 본격 삼각 로맨스가 예고, 사랑하는 여자를 다른 남자에게 뺏기지 않으려 하는 과정에서 공태광이 또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또 어떤 로망으로 여심을 자극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편, '후아유'는 하루아침에 인생이 바뀐 열여덟 살 여고생을 주인공으로 학생들이 겪는 솔직하고 다양한 감성을 담아낼 청춘 학원물.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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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