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톡톡]3인조 엠블랙, 이준·천둥을 품어라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6.10 09: 47

 위험하다싶을 정도로 솔직했다. 3인조로 재편해 돌아온 그룹 엠블랙(승호, 지오, 미르)은 이준, 천둥이 팀에서 나간 뒤의 힘들었던 상황, 그들과의 관계,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솔직해서 좋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지만, 계약기간이 끝나 자기의 길을 찾아 간 멤버들을 너무 디스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들도 있다. 
이들의 솔직함, 득일까 실일까. 어느 정도 동정표를 얻으면서 응원의 목소리를 높인 것, 3인조 재편을 통해 새로운 그룹색을 찾았다는 것을 어필했다는 점은 성공적이다. 하지만 전 멤버들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 것은 기존 5인조 엠블랙을 좋아했던 팬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평이다. 추후 완전체 활동까지 기대하고 팬들로서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특히 추가 영입 없이 엠블랙의 이미지와 타이틀을 그대로 가져가려는 상황에서 이 같은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뭔가 어울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분명 털어내고 가야할 문제였다. 3인조로 새롭게 시작하려면 그간 떠돌던 ‘해체설’과 ‘멤버 간의 불화설’ 등에 대해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했음이다. 자의건 타의건 이 같은 ‘설’이 불거지던 당시 시원한 대답 없이 쉬쉬하며 침묵해왔기에 이런 자리는 분명히 필요했다.

남은 멤버들은 답답했을 테다. 그래서일까. 지난 9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세 사람은 화끈하고 솔직하게 그간의 근황과 심경들을 털어놨다.
이날 서울 강남구 일지하트홀에서는 엠블랙의 8번째 미니앨범 '미러(Mirror)' 발매를 기념 쇼케이스와 함께 진행됐다. 기존 멤버였던 이준과 천둥이 탈퇴한 후 3인조로 팀을 재편하고 처음으로 가진 공식적인 자리였기에 이와 관련된 질문들이 쏟아졌다. 
멤버들은 “(이준, 천둥이 탈퇴한 후) 6개월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입을 모았다. 지오는 “현실을 부정하고 가상현실(게임)에서 생활하다 돌아왔다. 무언가에 집중하지 않으면 안 좋은 생각들이 계속 나니까 아무 생각 없이 뭔가를 해야했다”고 말하기도.
함께 활동하며 의지했던 멤버들의 이탈로 인한 공백은 분명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다. 이에 팬과 대중의 안타까움이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시련과 고난의 시기를 딛고 다시 일어나 새 출발하려는 이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커질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후의 발언들이 조금 안타까웠다. ‘서로 응원하며 윈윈하는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고 공식적으로 말했지만, 이준 천둥과 연락을 주고받느냐는 질문에 “텔레파시를 이용한다”고 말하거나, “탈퇴한 두 멤버보다 우리가 노래를 더 잘 한다”는 등의 발언은 불편할 수 있는 표현이었다. 앞서 ‘그들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분위기가 깔려있었기에 탈퇴한 두 멤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 물론 딱딱한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유머러스하게 말한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언론과 대중의 시선이 집중된 중요한 자리였기에 조금 더 신중했더라면 어땠을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신곡 ‘거울’의 가사에 탈퇴한 멤버들에 대한 마음이 담겼다는 것도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승호는 “듣는 입장에 따라 해석은 다를 것”이라며 “(탈퇴)관련 내용을 다 공개하고 싶지만 지나온 추억이 많아 망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분명 엠블랙은 시련을 겪으면서 단단해지고 발전했다. 보컬적인 측면을 강조하면서  퍼포먼스를 주무기로 내세웠던 5인조 활동 때와는 다른 색깔을 갖게 됐다. 또한 요즘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3인조 남성 그룹이라는 새로운 포지션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가능성도 갖추게 된 셈이다. 여기에 팬들과 대중이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새 출발의 전망이 밝은 상황이다.
그렇기에 ‘디스 논란’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워낙 오랜 기간 동고동락했던 사이이기에 서운하고 섭섭함이 짧은 시간에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풀어내야 한다. 서로 소통하고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이가 된다면 이준, 천둥은 물론 3인조 엠블랙에도 더 강력한 힘이 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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