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조수향은 아직 목마르다 [인터뷰]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6.10 11: 30

KBS 2TV 월화드라마 '후아유-학교2015'는 미스터리를 가미한 '학교' 시리즈의 새로운 변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후아유'는 지난 시즌보다 러브라인을 대폭 강화하면서 반 전체 아이들의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조명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도 역시 김소현 육성재 남주혁 등의 스타를 배출해내며 '학교' 브랜드의 명성을 이어갔다.
특히 극에 갈등을 담당하는 조수향(24)의 존재감이 놀랍다. 신인인 그는 강소영 역을 연기하며 이은비(김소현 분)를 괴롭히는 것으로 '연민정급 악녀가 나타났다'는 찬사(?)를 끌어냈는데, 개연성의 미묘한 빈틈마저 모조리 메워버리는 조수향의 디테일한 연기는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가 강소영에 분노하는지, 조수향을 미워하는지 헷갈릴 정도의 놀라운 몰입도를 발휘했다.
"일진 역할을 위해 크게 참고한 부분은 없다. 대본을 보고 내가 이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내가 절실하게 괴롭혀야 하는 입장이라면 어땠을까, 나에게 대입해 생각했다. 소영이가 은비를 괴롭히는 이유가 처음에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알 것 같다. 소영이는 부모님이 조건없는 사랑을 주지 않았다. 늘 조건을 달았다. 그러다 보니 애정이 충족 안 되서 이상한 쪽으로 푼 것 같다. 사랑받고 자란 은비를 보면서 질투하고 집착하는 거다."

자신만의 생각대로 캐릭터를 분석하고, 대본에 충실한 연기를 펼친 조수향. 하지만 너무도 뛰어난 그의 연기력으로 인해 신인인 그에게는 독한 이미지가 씌워져 초반에는 악플에 시달리기도 했다. 조수향은 실제 상처를 받은 적 있다고 털어놨다.
"연기할 때 반 친구들이 소영이를 향해 던지는 애드리브가 나오는데, 분명히 소영이 캐릭터에 이야기하는 건데도 나를 욕하는 것 같아 서운한 적도 있었다. 시청자에 사랑받는 캐릭터도 아니라서 외롭기도 했다. 초반에는 캐릭터가 아닌 나 자체를 욕하는 반응이 많았다. 그런데 극이 진행되고 소영이 캐릭터를 보시는 분들이 많아졌다. 이제는 나도 웃으면서 댓글을 볼 수 있다."
"현장에서는 스태프분들이 잘 챙겨주셨다. 욕을 하도 많이 먹으니까 위로를 받았다. 선배님들도 욕을 먹는 게 가장 좋은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최근에는 SNS를 시작했는데, 팬분이 찾아와서 댓글을 남겨줬다. 내가 한창 대중이라는 존재에 주눅이 들었었는데, '언니를 좋아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댓글을 남겨줬다. 그 댓글로 인해 용기를 얻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했다."
조수향은 올해 초 뜨거운 호평을 끌어낸 KBS 광복 70주년 특집극 '눈길'에서도 반항적인 학생 역할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바 있다. 조수향은 올해 만 24세. 계속되는 학생 연기에 부담감은 없을까. 조수향은 "학생 연기를 해도 동안이라는 말은 못 듣는다. 교복을 입고 있어도 25살로 봐 주신다. 성인 연기도 금방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예고를 졸업한 그는 학창시절에도 '연기를 잘하고 싶어 안달 난' 학생이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TV를 뚫고 나올 것만 같은 독한 눈빛은 모두 뜨거운 열정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라는 이야기. 그는 자신을 향한 호평에 손사래치며 연기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아 다음을 더 기대하게 했다.
"나는 지금 내가 좋은 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보다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거에 비해 아직 조금밖에 못 보여줬다. 나를 조금 더 쓰면서 할 수 있는데, 아직 성에 차지 않는다. 지금 센 역할로 주목받고 연기를 잘한다는 이야기도 듣지만, 역할이 세서 조금만 잘해도 더 잘해 보이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드라마를 통해 많은 사람 앞에서 얼굴을 알리는 경험을 하고 있다. 관심을 받는 게 이런 거구나, 라는 생각에 조심스러워진다. 예전에는 어디 가서 속 시원히 이야기도 잘 했는데 이제 삼키는 법도 알았다.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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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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