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판석 인턴기자] 어머니를 죽인 원수를 앞에 두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심정은 어떨까. 심지어 그 원수는 교묘하게 법망을 피하며 피해자를 놀리기까지 한다. 이렇게 억울하고 답답하고 서글픈 상황에 처한 게 바로 김선아가 연기하는 열혈 형사 유민희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 2TV 드라마 ‘복면검사’ 7회에서 유민희(김선아분)는 열심히 달리고 울기만 했다. 민희는 조상택(전광렬 분)이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범인임을 목격한 증인을 만나서 범인이라는 증언을 확보했다. 이때 증언을 확보하면서 민희가 증인에게 진심을 다해 자신과 어머니의 사연을 이야기하는 모습은 브라운관 밖까지 전해질 만큼 깊은 슬픔이었다.
그 이후에도 민희는 답답하다. 복면을 쓴 하대철(주상욱 분)이 공통의 원수인 조상택을 죽이려는 상황에서 대철에게 총을 겨눠 상택을 구해준다. 민희는 상택을 죽일 기회를 눈앞에서 놓친 대철에게도 “왜 이렇게 어리석은 선택을 하냐”며 타박한다. 보고 있는 입장에서는 고지식한 민희가 야속하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가장 화가 나고 억울한 장면은 다음에 이어진다. 상택이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복면을 쓴 대철을 신고하러 민희를 찾아온다. 상택은 “일부러 풀어준 것이 아니냐”며 민희를 추궁한다. 이를 참지 못한 민희는 결국 자신의 패를 상택에게 보여준다. 상택은 만만치 않았다. “아니 뭐 이런 것 까지 조사했냐”고 이죽대며 흠잡을 데 없는 변명과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사실을 언급한다. 상택은 거기에 더해 자신이 죽인 선아의 엄마가 “고작 미친여자 아니었냐”며 김선아를 끝까지 조롱한다. 이때에도 민희는 의자만 치켜들고 상택에게 내려치지 못한다. 답답할 정도로 원칙과 법규를 지킨 것이다. 집에 돌아온 민희는 어머니의 사진을 부여안고 눈물을 흘리며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다짐만 할 뿐이었다. 이때 민희의 눈물을 지켜보며 주먹을 쥐지 않을 수 없었다.
답답하고 고지식한 민희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시청자들은 억장이 무너진다. 억장이 전부 무너지기 전에 어서 민희가 대철 대신 복면이라도 쓰고 속시원하게 복수하는 장면이 나오기를 바란다.
‘복면검사’는 ‘합법과 불법’, ‘정의와 악의’라는 상반 된 두 개의 복면을 쓴 검사 하대철과 감성과 열정으로 수사하는 엘리트 형사 유민희를 통해 진정한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매주 수, 목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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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검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