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잠들기 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휴식으로 토크쇼 시청을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토크쇼인 KBS 2TV ‘해피투게더’,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 그리고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가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비결은 무엇일까.
먼저 ‘해피투게더’를 살펴보면 토크를 이끌어나가는 중심축이자 적절한 재미와 감동을 더하는 양념 같은 존재의 MC 3인방 유재석, 박명수, 박미선이 있다. 특히 유재석과 박명수 콤비는 오랜 호흡을 자랑하는 만큼 게스트를 마음껏 주무르는 스킬과 풍성한 리액션을 보유하며 토크에 몰입을 한껏 높인다.
박미선 또한 어딘가에서 본인이 언급한 바 있는 ‘아줌마스러운’ 뻔뻔한 입담과 쾌활한 에너지로 특히 가끔 던지는 남편 이봉원과의 웃픈(?) 에피소드 역시 ‘해피투게더’에서 빠질 수 없는 재미다. 바로 이 세 MC가 그간의 경력을 통해 쌓은 진행 실력과 특유의 센스가 더해져 게스트가 편안하게 토크를 이어나갈 수 있고 보는 이들 또한 안정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해피투게더’만의 재미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라디오스타’는 게스트를 보듬어주는 분위기의 ‘해피투게더’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자랑한다. 진정한 정글은 이곳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게스트의 토크를 파고드는 MC들, 특히 김구라는 다소 예민할 수 있는 부분까지 가감 없이 물음을 던진다. 하지만 여기에 재치 넘치는 제작진의 자막과 만화를 보는 듯한 CG,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효과음이 어우러지며 그 수위를 적절하게 조절, 불편한 부분마저 웃음으로 승화하는 능력이 ‘라디오스타’만의 특징이다.
이처럼 눈치 보지 않는 MC들과 영리한 제작진의 호흡은 게스트를 배려한다며 눈치만 보는 토크쇼가 아닌, 흔히 ‘탈탈 턴다’는 말처럼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스타들의 속내, 논란에 대한 해명, 감춰왔던 비하인드 스토리와 같은 모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유일무이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도록 했다. 때문에 ‘라디오스타’를 보고 있자면 아무것도 짜여있지 않은 듯 허술해 보이지만 사실 그 어느 프로그램보다 여우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힐링캠프’는 셋 중 토크쇼의 성격이 가장 도드라지는 프로그램이다. 매회 다른 게스트를 초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분위기가 처지거나 진부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작품 외의 방송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신비주의 톱스타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연예인까지,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게스트가 출연한다는 것.
또한 현재의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는 ‘힐링캠프’의 노력 또한 주목할 만 하다. 최근 방송을 보면 그간 유지하던 1인 토크쇼 포맷에서 벗어나 ‘미식캠프’라는 주제로 이경규, 김제동, 성유리 3MC들이 각자의 게스트를 초청해 세 가지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을 볼 수 있다. 이 포맷을 유지할지 아니면 원래의 1인 토크쇼 체재로 돌아갈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5년차 장수 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 뒤에 위치한 제작진과 MC들의 고민이 ‘힐링캠프’를 이끄는 원동력임은 분명하다.
이처럼 세 프로그램은 토크쇼라는 하나의 카테고리 내에서도 다양한 포맷과 개성 있는 MC들을 활용해 시청자들의 밤을 더욱 즐겁고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오랜 방송 기간에도 질리지 않고 매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해피투게더', '라디오스타' 그리고 '힐링캠프'의 앞으로 또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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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MBC,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