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사'가 적재적소 아이템으로 재미를 더하고 있다.
KBS 2TV 금토 예능드라마 '프로듀사'(극본 박지은, 연출 표민수, 서수민)가 영리한 물건 활용법을 보여주고 있는 것. 생활밀착형 물건들이 캐릭터들의 마음을 드러내는 장치로 활용하는가 하면, 커플들의 대표 아이템을 만들어 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사진이다. 탁예진(공효진)은 라준모(차태현)와의 25년 우정이 담긴 사진을 차곡차곡 보관했고, 이를 꺼내보면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봤다. 그런가 하면 백승찬(김수현)은 신디(아이유)와의 사진촬영을 통해 여자와의 사진을 찍을 때 꼭 필요한 사진 매너를 배웠고, 이를 예진과의 촬영에서 발휘해 웃음을 자아냈다.
준모와 예진의 사진에서는 두 사람이 얼마나 오랜 시간을 함께 해왔는지, 그들이 함께 한 시간을 고스란히 담아냈고, 승찬과 신디의 폴라로이드 사진에서는 승찬을 향해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해맑은 신디의 표정이 담겨 보는 이들까지 두근거리게 했다.
더불어 체육대회 후 예진과 승찬의 기념사진에서는 두 사람의 해맑은 미소와 함께 극강의 사진매너를 발휘하는 승찬의 모습이 담겼다. 이를 통해 한층 가까워진 예진과 승찬 사이를 감지케 했고, 예진을 향한 승찬의 마음이 한 번 더 드러났다.
또한 신디는 승찬에게 빌린 책 '데미안' 속 문장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냈다. 지난 8회 신디는 승찬의 뒷모습을 보게 됐고 진심이 담긴 내레이션을 통해 승찬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밝혔다. 특히 신디의 내레이션은 승찬이 빌려줬던 '데미안' 속 구절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신디는 "이제 드디어 한 번 인생의 한 부분을 살아보기를. 나에게서 나온 무엇인가를 세상에 내놓고, 세상과 관계를 맺고 싸우게 되기를 열렬히 갈망했다. 이따금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지금 바로 지금, 틀림없이 나의 연인이 내게로 오고 있을 거라고. 다음 길모퉁이를 지나고 있을 거라고. 다음 번 창문에서 나를 부를 거라고"라며 내레이션을 했고, 이는 신디가 승찬으로 인해 한 뼘 더 성장하게 될 것임이 암시했다.
뿐만 아니라 신디를 걱정하는 예진의 마음은 매실 엑기스를 통해 드러났다. 예진은 매실 엑기스가 어딨는지 모르겠다며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 신디에게 전화를 했고, 은근슬쩍 안부를 물었다. 이어 별 일 없다는 신디의 반응에 안도하면서도, 신디가 짜증을 내자 전화를 끊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던 중에 덩그러니 식탁 위에 놓인 매실 엑기스가 시선을 잡아 끌었다. 이는 예진이 신디의 안부가 걱정돼 매실 엑기스를 핑계로 전화를 했다는 점을 표현한 것으로, 예진의 따뜻한 마음이 드러나 티격태격하던 예진과 신디 사이의 미묘한 변화를 담아냈다.
이외에도 호떡과 우산은 승찬의 심쿵 유발 매력을 배가시키며 여성 시청자들의 심장을 쿵쾅거리게 했다. 승찬은 예진의 심부름으로 사게 된 호떡을 품에 꼭 품은 채 예진에게 전했고, 사심 없이 신디에게 우산을 빌려주는 순수한 모습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프로듀사’는 생활 속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아이템을 캐릭터들의 마음을 드러내는 장치로 활용하며 보는 이들의 감정이입을 이끄는가 하면, 시청자들의 설렘을 배가시키고 있다.
'프로듀사'는 종영까지 단 4회를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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