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월드'가 예매율 80%를 넘어서며 할리우드 독주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월 '어벤져스2'부터 시작된 한국영화 열세를 끝내줄 작품은 뭐가 될 것인지 관심이 높다.
먼저 스타트를 끊는 건 오는 18일 개봉하는 '경성학교'. '경성학교'는 1938년, 외부와는 완벽히 단절된 경성의 기숙학교에 감춰진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던 주란(박보영 분)은 계모 손에 이끌려 경성 기숙학교에 오게 되고 모두가 자신을 외면하는 가운데 유일한 친구가 되어준 연덕(박소담 분)에게 주란은 점차 의지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학생들이 하나 둘 이상 증세를 보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시작, 주란은 사라진 소녀들을 목격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고 급기야 주란에게도 사라진 소녀들과 동일한 이상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박보영은 극 중 폐병을 앓는 주란 역을 맡아 섬뜩한 미스터리 영화를 끌고 간다. 한국 영화로는 이색적인 미스터리 장르로, 박보영의 기괴한 모습이 상당히 강렬하다는 평가다.
같은 날 개봉하는 '극비수사'는 김윤석과 유해진의 만남으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실제 1978년 부산에서 벌어진 초등학생 유괴사건을 소재로 삼아 사주를 통해 유괴 아동을 찾는 과정을 그려낸다. 형사로 분한 김윤석은 인간미 넘치게, 도사 역을 맡은 유해진은 진지하게, 기존 이미지를 비틀었다.
초등학생 딸이 유괴되자 부모는 용하다는 도사의 말을 믿고 형사에게 사건을 의뢰하고, 사라진 소녀와 자신의 아들이 친구라는 사실에 흔들린 형사는 결국 수사에 착수한다. 도사를 신뢰하지 않았지만, 소신을 다하는 도사의 태도에 형사는 마음을 열고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다는 내용. 언론 시사 후 투박한 스타일의 곽경택 감독이 기대 이상의 성과물을 뽑아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연평해전'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를 감동적으로 그려내, 당시 충분히 조명받지 못한 군인들의 희생에 감사를 표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평해전'은 제2연평해전으로 희생된 정장 윤영하 대위, 조타장 한상국 하사, 의무병 박동혁 상병 등을 중심으로 당시 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전우애-용기-가족애' 등을 전면으로 내세운 만큼 영화는 러닝타임의 절반 이상을 대원들의 사적인 이야기에 집중한다.
강단있고 흔들림 없지만 누구보다 대원들을 사랑하고 대원들의 믿음을 받는 윤영하 대위의 이야기, 군인 아파트를 얻기 위해 결혼식도 치르지 못한 채 아내와 살고 있는 한상국 하사, 그리고 청각 장애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모시는 박동혁 상병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어 25일에는 또 다른 실화 용산 참사에서 모티브를 얻은 '소수의견'이 개봉할 예정. 아직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꽤 괜찮은 완성도라는 전언이다. 윤계상과 유해진, 김옥빈 등이 출연한다.
또 같은날 개봉하는 '나의 절친 악당들'도 홍보에 돌입했다. 임상수 감독의 신작으로, 류승범, 고준희 등이 출연한다. 의문의 돈가방을 둘러싼 추격전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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