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포맷의 예능프로그램이 등장했다. 11일 방송된 MBC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어게인'다.
'어게인'은 스타들의 동창회라는 콘셉트로, 이날 방송은 1999년 방송된 MBC 드라마 '왕초' 편으로 꾸며졌다. 주인공 차인표, 송윤아 등 주역이 당시 촬영장인 경기 양주시 MBC 문화동산에서 모여 지난날을 추억했다.
'왕초' 커플인 차인표와 송윤아의 수줍은 만남으로 시작됐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어색한 존댓말로 말문을 열었고, 이제 학부모가 된 두 사람은 자녀들에 대한 이야기로 공감대를 찾았다. 이후 박상면, 홍경인, 이계인, 현영 등이 합류해 이야기꽃을 피웠다. 시종일관 웃음이 터져나올 만큼, 유쾌한 동창회였다.
이들은 당시 의상 입어보기, '왕초'로 인해 유행했던 비빔밥 먹어보기, 과거 장면 재현하기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제 중년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예전 촬영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세트장에서는 20대 청춘 남녀로 돌아갔다. 동갑내기 박상면과 차인표는 시종일관 장난을 치며 소년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가장 돋보인 이는 송윤아였다. 그는 홍경인이 등장하자 눈시울을 붉혔다. 한때 가장 친한 동생이었지만, 어느새 연락이 끊겨 버린 것에 대한 미안함이었다. 여러 명의 VJ가 밀착 촬영을 하는 버라이어티가 어색한 송윤아는 귀여운 카메라 울렁증(?)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제 한 아이의 엄마가 됐지만, 이날만은 극중 캐릭터인 '깜찍한 아가씨' 연지였다.
첫 방송인 만큼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별도 MC가 없는 대신 출연진들이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줬으나, 다소 산만한 것도 사실이었다. '왕초'를 기억하지 못하는 시청자들을 위해 반복해 등장한 자료화면은 다소 지루하게 다가왔다.
'어게인'은 향후 정규 편성이 되면 가까운 2000년대부터 대중문화의 황금기 90년대, 그리고 추억의 7,80년대 작품들까지 시대를 넘나들며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들을 만나볼 계획이다. 18일 오후 11시 15분 2회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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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