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비였다.
NC 2년차 포수 박광열(20)에게 지난 11일 문학 SK전은 설레는 하루였다. 주전 포수 김태군이 10일 SK전에서 타석 중 자신의 파울 타구에 왼발을 맞았고,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선발 제외됐다. 그 자리에 2년차 중고 신인 포수 박광열이 부름을 받게 된 것이다.
박광열은 올 시즌 27경기에 출장했지만 모두 선발이 아닌 교체로 나온 것이었다. 주전 김태군의 NC의 58경기를 전부 선발로 463⅓이닝 동안 안방을 지키는 동안 박광열은 50⅔이닝을 소화한 것이 전부였다. 벤치에서 지켜보는 시간이 더 많은 박광열에게 11일 SK전은 그토록 기다린 선발 기회였다.

박광열은 "떨리지만 내 임무를 다하고 싶다"며 데뷔 첫 선발 출장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경기 전 포수 장비를 깨끗이 닦고 정비하며 마음가짐을 단단히 했다. 김경문 감독도 "박광열이 눈에 번쩍 띄게 잘할지도 모른다. 타율은 높은 편이다"고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박광열의 데뷔 첫 선발 포수 경기는 비 때문에 무산되고 말았다. 1회초 NC의 공격이 끝나고, 1회말 SK 공격에서부터 포수 수비에 들어섰다. 설레느 첫 선발 포수 수비, 그런데 얄궂은 비가 쏟아졌다. 경기가 중단됐고, 결국 빗방울이 계속 굵어지자 노게임이 선언됐다.
모처럼 찾아온 휴식에 대부분 NC 선수들은 웃어 보였지만 박광열은 멍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쉬움을 머금고 비 내리는 경기장을 뒤로 할 수밖에 없었다.
휘문고 출신으로 지난 2014년 2차 2번 전체 25순위로 NC에 입단한 박광열은 시즌 27경기 14타수 6안타 타율 4할2푼9리 3타점으로 타격이 뛰어나다. 지난달 24일 목동 넥센전에는 결승 2루타를 터뜨리며 승리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수비력도 인정받아 백업 포수로 1군과 함께 하고 있다.
데뷔초 백업 포수를 경험한 김태군은 "나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사람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며 어린 후배 박광열을 격려했다. 아쉬움 속에 선발 포수 데뷔전이 불발된 박광열, 언젠가 이 날을 웃으며 돌아볼 날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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