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어게인’, 정규 편성 잡기 위한 필수 조건 셋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6.12 08: 52

올 상반기 새 예능프로그램으로 재미 좀 본 MBC가 ‘드라마판 토토가’라고 정의내릴 수 있는 ‘어게인’을 출시했다. 파일럿 예능인 ‘어게인’은 지난 11일 첫 방송에서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한편, 소소한 재미를 선사했다. 다만 정규 편성이 되기 위해서는 다소 밋밋했던 구성을 보완할 흥미 요소 추가, 동창회라는 주제 하에 시청자들이 진짜 보고 싶은 출연자 섭외, 진행자가 없어 산만한 분위기 수습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어게인’은 한 작품을 선정해 그 작품 속 주인공들이 재회하는 동창회 구성. 1999년 큰 사랑을 받은 드라마 ‘왕초’ 출연 배우들이 함께 했다. 차인표와 송윤아를 필두로 박상면, 홍경인, 최종환, 이계인 등이 출연해 그 때 그 시절의 추억을 회상했다. ‘왕초’ 세트장에서 16년 전 입었던 의상을 입고 드라마 속 장면을 재연한다든가, 당시 촬영 중 벌어진 이야기들을 곱씹으며 웃음꽃이 피었다.
이 드라마를 즐겁게 본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구성이었다. 지난 해 말 ‘무한도전’이 1990년대 인기 가수들을 한데 모아 개최한 콘서트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를 통해 명곡의 추억을 공유했다면 이 프로그램은 드라마판 ‘토토가’였다. 무려 16년이 지난 후 한데 모인 ‘왕초’ 배우들이 서로 근황을 이야기하거나, 당시의 추억을 끄집어내는 모습은 편안한 웃음을 선사했다.

스타들의 개인 인터넷 방송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 복면으로 정체를 가린 후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드러내는 음악 경연 ‘복면가왕’으로 올 상반기 돌풍을 일으킨 MBC의 야심찬 신작인만큼 예능적 완성도는 높았다. 기존 예능프로그램과 차별적인 재미를 가진 프로그램이었다. 다만 시범 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도 있었다. 
일단 웃음기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랜 만에 모여 수다를 떠는 한 작품 속 배우들의 이야기가 강한 웃음 요소에 익숙해져있는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밋밋한 게 사실이었다. 무엇보다도 이 프로그램은 출연자 섭외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화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이날 함께 하지 않은 배우들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져 동창회라는 구성이 무색할 정도였다. ‘토토가’가 성공한 것은 출연하지 않을 것 같은 가수들이 깜짝 등장해 무대를 화려하게 만들었기 때문.
‘어게인’이 정규 편성된다면 배우들을 끌어모아 동창회를 좀 더 시끌벅적하게 만들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진행자가 없다보니 산만하고 어색한 분위기가 수습이 되지 않는 면도 있었다. 아무리 동창회라고 해도 정갈하면서도 재치 있는 진행을 할 진행자의 역할이 필요하다. 
일단 ‘어게인’은 파일럿 방송 1회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어떻게 보면 ‘추억팔이’지만 ‘토토가’가 보여준 추억을 끄집어내는 것만큼 재미와 감동이 큰 구성도 없다는 것을 시청자들은 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은 드라마로 한정 지을 게 아니라 인기 영화, 예능 등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 판을 키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 점을 감안하면 동창회를 통해 만나고 싶은 작품이 수두룩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소재 고갈을 걱정할 예능프로그램은 아니다. 일단 파일럿 1회 방송을 마친 ‘어게인’이 2부 방송을 마친 후 어떤 길을 걷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jmpyo@osen.co.kr
'어게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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