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귀엽기까지 하다. 배우 김수현이 ‘프로듀사’를 통해 짝사랑하는 공효진 앞에서는 한없이 무너지는 ‘허당 남자’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자꾸만 숨길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은 김수현의 일명 ‘빙구 웃음’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공효진 앞에서만 광대가 올라가다 못해 승천할 것 같은 김수현의 환한 미소가 여성 팬들을 혼미하게 만들고 있는 중이다.
김수현은 KBS 2TV 금토 드라마 ‘프로듀사’의 인기 중심축. 그가 연기하는 백승찬 PD는 신입 PD이자 선배 탁예진(공효진 분)에게 푹 빠져 귀여운 짝사랑 남자가 할 수 있는 행동을 다 하고 있다.
집에서는 몸 쓰는 험한 일을 하지 않으면서 예진의 새로운 집을 꾸며주느라 입 안에 먼지 마를 일 없을 정도. 예진이 칭찬 한 마디라도 하면 입꼬리가 환하게 올라가다 못해 광대가 뾰족하게 튀어나온다. 예진보다 나이 어린 연하 남자로 설정돼 있는 승찬의 짝사랑 행보는 여성 시청자들의 모성 본능을 한없이 자극하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9회는 예진을 두고 라준모(차태현 분)와 승찬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졌다. 예진과 친구 관계가 깨질까봐 좋아하는 마음을 섣불리 표현 못하는 준모와 아무리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예진 때문에 답답한 승찬이 예진을 향한 사랑을 마음껏 표현하고 있기 때문.
상대적으로 직장 내 선배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승찬의 답답한 고민과 은근히 준모를 견제하는 행동은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김수현은 이 드라마에서 그가 왜 현재 남자 젊은 배우 중 톱배우로 불리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표현하는 뛰어난 연기력은 승찬의 귀여운 행동이 부각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중. 김수현은 승찬이 웃을 때마다 입술을 꾹 깨물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간의 작품에서 보여주지 않은 인간미 넘치는 미소를 보여주는 중이다. 같은 미소 연기라고 해도 다소 행동이 어리바리한 승찬 캐릭터에 맞게 ‘빙구 웃음’을 추가하는 빼어난 연기 내공을 보여주는 중이다.
김수현은 언제나 안절부절못하고 눈치 보기 바쁘며, 늘 시무룩한 일밖에 없는 짝사랑남이자 신입 PD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때론 박력이 넘친 모습을 보이기는 하나 김수현의 귀여운 ‘허당 매력’은 여성 시청자들을 ‘프로듀사’로 끌어들이는데 결정적인 요인이다. 사실 잘생긴 남자가 ‘허당기’가 충만할 때 많은 이들이 인간적인 매력에 반해 호감을 보이는데, 이번 김수현의 경우는 정밀하게 연기하는 덕에 더 큰 효과가 발생하는 중이다.
그래서 ‘프로듀사’가 아무리 방송계 현실을 다루려고 한다 해도 가상 설정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비현실인 드라마이고, 세상에 김수현 같은 잘생긴 PD는 없다고 해도 안방극장은 김수현이 연기하는 신입 PD에게 푹 빠졌다. 동시에 이 드라마가 펼치고 있는 사각관계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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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