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월드'는 강력했다.
'쥬라기 월드'가 개봉 이틀만에 약 60만명을 동원하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 '킹스맨'부터 이어지고 있는 외화 열풍을 끊어낼 한국 주자에 관심이 쏠린다. 실화를 내세워 흥행이 안되는 게 이상한 보증수표를 안고 시작하는 영화부터 장르적 쾌감을 노리거나, 스타 감독 파워를 내세우는 영화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특히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실화 자체에 대한 궁금증과 그 실화에 대한 영화 외적 이슈로 흥행보증수표로 통하고 있는 상태. 실화 영화로도 외화에 밀리면, 한국 영화로서는 자존심에 금이 많이 갈 것으로 보인다.
'극비수사'는 실제 1978년 부산에서 벌어진 초등학생 유괴사건을 소재로 삼아 사주를 통해 유괴 아동을 찾는 과정을 그려낸다. 형사로 분한 김윤석은 인간미 넘치게, 도사 역을 맡은 유해진은 진지하게, 기존 이미지를 비틀었다.
초등학생 딸이 유괴되자 부모는 용하다는 도사의 말을 믿고 형사에게 사건을 의뢰하고, 사라진 소녀와 자신의 아들이 친구라는 사실에 흔들린 형사는 결국 수사에 착수한다. 도사를 신뢰하지 않았지만, 소신을 다하는 도사의 태도에 형사는 마음을 열고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다는 내용. 언론 시사 후 투박한 스타일의 곽경택 감독이 기대 이상의 성과물을 뽑아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김윤석은 이 실제 사건이 어릴 적 옆동네서 일어났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실화의 묵직함을 더하고 있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연평해전'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를 감동적으로 그려내, 당시 충분히 조명받지 못한 군인들의 희생에 감사를 표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평해전'은 제2연평해전으로 희생된 정장 윤영하 대위, 조타장 한상국 하사, 의무병 박동혁 상병 등을 중심으로 당시 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전우애-용기-가족애' 등을 전면으로 내세운 만큼 영화는 러닝타임의 절반 이상을 대원들의 사적인 이야기에 집중한다.
강단있고 흔들림 없지만 누구보다 대원들을 사랑하고 대원들의 믿음을 받는 윤영하 대위의 이야기, 군인 아파트를 얻기 위해 결혼식도 치르지 못한 채 아내와 살고 있는 한상국 하사, 그리고 청각 장애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모시는 박동혁 상병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어 25일에는 또 다른 실화 용산 참사에서 모티브를 얻은 '소수의견'이 개봉할 예정. 완전 실화지만 용산 참사를 배제하고 이 영화를 보기는 어렵다.
'소수의견'은 열 여섯 철거민 소년과 스무 살 의경, 두 젊은이의 법이 외면한 죽음을 둘러싼 청구액 100원짜리 국가배상청구소송의 법정 공방을 그린 작품. '혈의 누'의 각색과 프로듀서를 맡았던 김성제 감독 작품으로 강제철거 현장에서 일어난 두 젊은이의 죽음을 둘러싸고 대한민국 사상 최초 100원짜리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변호인단과 검찰의 진실공방을 둘러싼 법정 드라마다.
아직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꽤 괜찮은 완성도라는 전언이다. 윤계상과 유해진, 김옥빈 등이 출연하며, 전국 시사회를 통해 붐업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ri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