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스타] 위기에 더 빛나는 아이유의 저력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5.06.13 15: 24

 "아이유가 이 정도로 해낼 줄은 몰랐다."
한 배우 관계자가 한 말이다.
드라마계 '어벤져스'로 불리던 KBS '프로듀사'에서 아이유는 막강한 주요 캐스팅이면서도 가장 걱정이 되는 카드였다. 실제와 연기가 구분 안되는 대표적인 배우 차태현, 공효진이 주축을 이룬 가운데, 김수현이라는 또 다른 '연기의 신'이 자리를 잡아 상대적으로 연기 경력이 제일 짧은 아이유가 과연 '제 몫'을 해낼 수 있을지 우려가 있었던 것.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이유는 특유의 시크한 이미지를 강렬하게 각인시키는가 하면 공효진과 겨뤄 밀리지 않는 팽팽한 러브라인을 형성하며 매우 의외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평소 발랄하고 귀여운 자신의 이미지와 정반대의 시크하고 도도한 역할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중. 툭툭 내뱉는 듯한 말투나 새침한 표정, 가끔 겪는 굴욕 앞에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는 코믹함까지, 연기력 자체에도 '가수 겸업' 꼬리표를 떼기 충분했다.
지난 12일 방송에서는 언제 어떻게 '제2의 나'로 대체될지 모르는 연예인의 복잡한 심경을 잘 그려내며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상을 받은 후 마지막일지도 모를 수상 소감을 말하고  “제가 빗속에 혼자 서 있을 때 우산이 되어주신 그 분께 감사하다고. 덕분에 정말 따뜻했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라고 덧붙이는 장면은 이날 방송 시청률의 최고의 1분이기도 했다. 이 장면은 수도권 기준 18.5%(닐슨 집계)를 기록했다.
앞서 아이유는 크고 작은 위기들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저력을 자랑해왔다. 사실 여자 연예인에게 '국민여동생'이라는 수식어는 섹시 스타보다 더 수명이 짧은 족쇄가 될 수 있는 상태. 국민 여동생으로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던 아이유는 몇번의 열애설과 섹시 걸그룹들의 반격으로 위기를 맞은 듯 보이기도 했지만, 진부한 위기 극복 프로젝트 대신 다른 길로 전화위복을 노렸다.
이미지를 섣불리 바꾸지 않고, 자연스럽게 작곡 실력을 보여주면서 성숙한 아티스트로 자리잡은 것. 기존 귀여운 이미지의 가수들이 제2막을 노리면서 섹시 콘셉트로의 급전환을 노리는 반면 아이유는 실력으로 정당하게 승부하면서 '이미지'만 논하던 대중의 허를 찌른 셈이다.
연기자로서 주연급으로 활약하긴 했지만 아직 한 방은 없었던 상태. 차태현-공효진-김수현에 밀리면 오히려 '역시 가수'라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었지만, 아이유는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위기에 강한 스타' 면모를 한껏 자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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