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지 않은 팀 분위기를 끊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SK가 연이틀 투수교체 템포를 빠르게 가져갔다. 이런 템포가 계속 이어지기는 여건상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이는 여름 SK 불펜 운영의 예고편이 될 수 있다.
SK는 12일과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내달렸다. 시리즈 돌입 전까지 승률이 5할까지 처졌던 SK는 한숨을 돌림과 함께 위닝시리즈를 예약했다. 부진한 성적 탓에 처져 있었던 팀 분위기를 되살리는 승리로 더 중요했다. 타선도 비교적 활발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한 가지 더 주목할 만한 것은 투수교체 타이밍이었다. 예전보다 빨라졌다.
김용희 SK 감독은 선발투수들이 적어도 6이닝 정도는 소화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구수는 대략적으로 100개 정도를 기준으로 잡고 있다. 물론 다른 팀 사령탑들도 마찬가지의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 차이는 선발투수가 부진할 때 좀 더 크게 나타난다. 타 팀에서는 불펜투수들을 조기에 동원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SK는 되도록 선발투수들이 공 개수를 채우고 내려가는 경우가 많았다. 체력소모가 큰 불펜투수들의 체력을 아껴주려는 복안이 깔려 있다. 이런 스타일은 롱릴리프 선수들이 대기할 수 없을 때 더 극명하게 나타났다. 그래서 타이밍이 늦다는 이야기도 적잖게 들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불펜투수들의 투입 시점이 좀 더 빨라지고 있다. 12일 경기에서도 그랬다. SK는 4-2로 앞선 6회 2사 상황에서 선발 트래비스 밴와트를 교체했다. 당시 밴와트의 투구수는 81개로 적은 편이었고 주자도 없는 상황이었다. 좀 더 끌고 가도 그 결정에 뭐라 이의를 제기하는 어려운 여건. 그러나 SK는 지체 없이 문광은으로 투수를 교체해 굳히기에 나섰다. 예전보다 한 템포가 빨라진 타이밍이었다.
이어 SK는 전유수 정우람 윤길현까지 불펜요원들이 총동원되며 롯데의 공격을 막아냈다. 점수차가 5점으로 벌어진 8회에는 정우람까지 올라왔다. 전날 비로 경기가 취소돼 휴식일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였다. 이에 대해 김용희 감독은 13일 경기를 앞두고 승리를 위해 필승조 투입 시점을 조금 당겼다고 설명하면서 정우람에 대해서는 “조금 더 두드리고 가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런 SK는 13일에도 필승조가 한 템포 빠르게 동원됐다. 선발 김광현이 6⅔이닝 동안 비교적 공격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3자책점으로 잘 막은 상황. 역시 주자는 없었고 김광현의 투구수는 91개로 한 타자 정도는 능히 더 상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SK는 여기서도 김광현을 교체하고 문광은을 올리며 불펜으로 승부를 걸었다. 문광은은 김주현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7회를 마무리했다.
문광은은 8회 1사 후 황재균에게 좌전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강민호를 삼진으로 잡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고 정우람이 8회 2사에 등판해 최준석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8회도 지워냈다. 문광은 정우람이 이틀 연투를 한 상황에서 마무리 윤길현을 내일로 아껴둔 SK는 정우람이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1점 리드를 지켰다.
김 감독은 아직 불펜으로 승부를 볼 시기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날이 더워지고 선발투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7월 이후를 승부처로 보고 있다. 현재 전체적인 불펜투수들의 체력은 타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배가 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여건을 등에 업고 7~8월에는 승부처라고 싶으면 필승조 총동원, 그리고 3일 연투 등 강도 높은 카드를 꺼내들며 버틴다는 전략이다. 롯데와의 2경기 불펜 운영은 지금 당장보다는, 여름 불펜 운영의 예고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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