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엄마’ 무명 아이돌 타히티 아리·母, 한 맺힌 설움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5.06.14 07: 04

무명 아이돌의 현실은 생각보다 충격적이었다. 이들의 생활이 힘들 거라는 건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 예상을 뛰어 넘는 정도였다. 걸그룹 타히티는 데뷔 4년차지만 아직까지 이들의 그룹명을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한 상황이다.
이에 타히티의 막내 아리의 엄마가 JTBC ‘엄마가 보고있다’에 의뢰했다. 아리의 엄마도 24년차 무명 배우. 모녀가 배우로서, 가수로서 무명의 생활을 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워 상황이었다.
의뢰인인 엄마는 걸그룹이지만 TV에 나오지 않는 딸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궁금한 마음에 ‘엄마가 보고있다’에 사연을 의뢰했다. 아리가 속한 그룹은 지난 2012년 데뷔한 걸그룹 타히티. 타히티는 AOA, EXID와 함께 데뷔했지만 동료가수들이 톱스타로 성장해가는 동안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아리의 엄마가 밝힌 딸의 수입은 ‘0원’. 데뷔한지 4년이 됐지만 수입은 ‘제로’였다. 이에 타히티는 메이크업, 헤어, 의상까지 알아서 해결해야 했다. 머리 손질도, 화장도 직접 해야 했다. 환경이 열악하기 짝이 없었다. 또한 보통 걸그룹들은 샐러드나 닭가슴살로 다이어트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타히티는 그건 사치였다. 다섯 명의 멤버가 죽 두 그릇을 나눠 먹었다.
출퇴근은 당연히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연예인이기 때문에 매니저가 각자 멤버의 집에 데리러 가고 데려다 줄 것 같았지만 이들은 보통 사람들처럼 대중교통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아리는 연습실에서 집까지 2시간이 걸려 도착했고 하루 종일 죽만 먹은 상태에서 운동을 하고 중국진출을 앞두고 중국어까지 공부했다.
한창 놀 22살 아리에게는 고단한 일상이었다. 아리는 돌이 되기 전에 아빠가 돌아가신 후 혼자 자신과 오빠를 키우는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가계를 책임져야 하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다.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렸다. 아리는 “며칠 전에 정산표를 받았는데 수익이라는 건 아직 없다. 그만두고 싶고 힘들다고 투정부릴 수가 없다. 내가 이정도가지고 투정 부리지 말고 감사하며 열심히 살자는 마인드다. 이거 하고 싶어서 줄 서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쉽게 그만두지 못하겠다”고 털어놓았다.
아리는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불면증까지 있어 밤이 늦도록 잠들지 못했다. 아리는 “밤에 잠을 잘 못잔다. 원래 불면증이 있었는데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함과 1년 뒤에도 이러고 있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어린 나이에 벌써 미래에 대한 불안함 때문에 불면증까지 있는 모습은 안타깝기만 했다.
이날 아리의 엄마는 딸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에서 “너무 책임감 가지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잘하고 있고 열심히 하고 있으니 잘 될 거다”며 가계를 걱정하는 딸에게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보였다.
4년차 무명 아이돌 타히티의 모습은 충격이었다. 화려해 보이기만 하는 걸그룹. 하지만 뒷모습은 너무나도 초라했다. 무명의 아이돌은 더했다. 음악프로그램에서 보는 걸그룹보다도 못했고 일반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살지도 못하는 삶이었다. 아이돌의 삶은 공감을 얻지 못했지만 무명 아이돌의 팍팍하고 고단한 삶은 우리네 삶과 크게 다를 바 없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kangsj@osen.co.kr
JTBC ‘엄마가 보고있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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