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진모, 이 남자가 갖고 있는 눈빛의 에너지가 엄청나다. 주진모의 눈빛은 가슴 시리게 하고 울컥 눈물이 나게 한다. 눈빛 하나로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주진모는 JTBC 금토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극본 백미경, 연출 이태곤)에서 오로지 첫사랑 지은동을 찾기 위해 톱스타가 된 집념의 사나이 지은호 역을 맡았다.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국민배우지만 어린 시절 홀연히 사라진 은동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고 있는 캐릭터다.
그간 주진모는 무게감 있는 캐릭터를 맡아 ‘상남자’의 이미지가 강했다. 또한 저음의 목소리에 뚜렷한 이목구비까지 더해져 ‘느끼하다’라는 반응이 있었다. 그러나 그가 ‘사랑하는 은동아’에서는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게 한다. 마초적이지도 않고 느끼하지도 않다.
20년 동안 다른 여자와 만나지 않고 오직 한 여자 은동만을 바라보는 순정남이다. 그렇다고 해도 주진모가 앞서 연기했던 순정남과는 다르다. 때론 까칠하고 도도하지만 장난기 가득하고 귀여운 반전의 매력이 있다. 거기다 사랑하는 여자를 향한 깊은 눈빛까지 주진모를 다시 봤다라는 반응이 ‘사랑하는 은동아’를 통해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에서 주진모는 눈빛만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완전히 흔들어 놨다. 10년 만에 드디어 은동과 마주 했지만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실을 알고 있는 은호는 무리하게 자신을 기억하냐고 묻지 않은 채 은동을 바라보는 모습이 애절하고 안타까웠다.
은호는 정은이 은동이라는 걸 확인하고는 바로 나서지 않았다. 은동이 결혼했고 아이까지 있는 것은 물론 은동이 교통사고로 기억상실증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섣부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은호는 정은의 집 앞에 가서 우연히 정은을 봤지만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그저 멀리서 바라봤다.
은호는 정은을 제대로 만나지도 못하고 어떤 것도 하지 못했다. 결국 은호는 정은의 사정이 어렵다는 걸 알고는 매니저에게 “먹고 싶으면 먹고 사고 싶은 게 있으면 살 수 있게 돈 줘라”라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 정은을 만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걸 보고 있던 매니저는 은호와 정은을 위한 자리를 만들었다. 두 사람에게는 알리지 않은 상황.
은호는 아무렇지 않게 들어간 식당에 정은이 있는 걸 보고는 장난기 있던 눈빛이 달라졌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 떨어질 것 같은 눈빛이 됐다. 앉아 있는 정은을 아련하게 바라보고 그러다 용기를 내서 정은 앞에 앉아 처음 본 사람처럼 대하는 은호가 안타깝기만 했다. 은호는 정은을 주변 사람 대하듯 대하다 갑자기 가만히 정은을 바라보고 그러다 또 한없이 행복한 눈빛을 했다.
주진모는 롤러코스터 같은 모든 감정을 눈빛 하나로 표현했다. 이날 60분 방송에서 주진모의 눈빛만 생각날 정도로 그의 눈빛연기는 놀라웠다. 드라마 자체는 차분하지만 주진모의 눈빛은 폭풍과도 같았다. 사랑하는 여자 지은동을 드디어 만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주진모가 앞으로 은호의 감정을 또 어떻게 표현해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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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사랑하는 은동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