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쿡방’의 범람? ‘스타킹’+백종원은 다르다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6.14 07: 40

 TV를 틀면 여기저기서 스타 셰프들이 등장, 근사한 요리를 내놓는 요즘이다. 시청자들은 슬슬 싫증을 느껴가고 있는 시점인데, SBS ‘놀라운 대회-스타킹’이 뒤늦게 ‘쿡방(요리+방송)’에 합류했다. 조금 늦은 기획이 아닌가했는데, 꽤나 특별하다. 제작진은 뭔가를 보여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던 모양이다.
확신은 ‘퀼리티’로 증명됐다. ‘스타킹’이 선보이는 쿡방은 스타 셰프의 잔재주와 아이디어 대결이 아닌, 수십년간 한 분야에 몰두해온 진짜 명인들의 뜨거운 한판 승부다. 중식 요리 특유의 화려한 요리 과정과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는 배경음악, 명인들의 제대로 요리를 펼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무대 세팅, 박진감 넘치는 카메라 연출까지. 요리과 명인들에 대한 예의를 제대로 갖췄다. 
무엇보다도 ‘스타킹’의 기획의도가 요리 경연이라는 형식과 잘 맞아떨어졌다. 우리 주변에 있는 ‘스타’를 찾는 일, ‘스타킹’이 지금껏 해왔던 일들이다. 중식 대가들에 대한 존경심을 반복해서 표하는 백종원의 겸손한 진행, 그리고 기존 MC들의 생동감 넘치는 진행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포인트다. 

지난 13일 방송된 ‘스타킹’은 ‘4대 천왕-명가의 비밀’이라는 타이틀로 4대 천왕의 볶음밥 요리 대결이 펼쳐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제작진은 좀 더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평가단을 20인에서 50인으로 늘렸다. 이 때문에 명인들은 1시간 내에 50인분을 만들어내야 하는 좀 더 어려운 미션을 수행해야했다.
요리가 볶음밥이었던 만큼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불꽃쇼와 프라이팬을 활용하는 요리 방법 등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요리과정을 타이트한 카메라 샷을 사용해 잡는 기법과 슬로우 모션 효과를 넣는 연출 등이 극적인 요소와 보는 맛을 더했다.
특유의 힘이 넘치는 강호동의 진행, 이특의 추임새와 조세호, 이국주의 현장 중계 등은 요리 경연을 더 재밌게 볼 수 있게 만드는 요소다. 특별 MC로 섭외한 백종원은 경연 과정에서 대가들의 비법을 추가적으로 설명하며 재미를 높였다.
이날은 볶음밥과 함께 게살 스프, 군만두, 깐풍 새우 등 사이드 메뉴 조리까지 더해져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명인들도 회를 거듭하면서 방송 환경에 익숙해져 좀 더 여유로운 모습으로 편안하게 요리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작품’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최고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요리들이 만들어졌다.
한 분야에서 우직하게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아온 명인들에게 제작진은 세심한 배려다 돋보였다. 출연자들은 존경을 표하며 뭉클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판정단들에게도 판정에 앞서 “요리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을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해, 명인들에 대한 예우를 느낄 수 있게 했다.
한편 '스타킹-4대천왕 명가의비밀'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2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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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타킹’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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