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맹기용 자질 논란, 승부 이기고 민심 잃었나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6.14 08: 18

[OSEN=강서정 기자, 박판석 인턴기자] 맹기용 셰프가 지난 13일 5개월 만에 MBC '찾아라 맛있는 TV'에서 하차했다. 제작진은 그동안 인터넷 상에서 불거진 '맹기용 셰프의 방송 자질 논란' 때문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시청자들은 '과연 그럴까' 고개를 갸웃거릴법한 상황이다.
일단 MBC가 밝힌 하치 유는 '맹 셰프의 스케줄 때문'이다. MBC 측 관계자는 OSEN에 "논란과 관계 없이 스케줄이 바빠지면서 본인이 하차를 요구했다. 제작진이 이를 받아들여 결정하게 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그럴까. 맹 셰프는 얼마전 JTBC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자질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정형돈의 말에 따르면 원빈과 이나영의 결혼보다 더 오래 인터넷 ‘실검’ 1위를 차지했던 이름이 바로 셰프 맹기용이다. 지난 8일 방송된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맹기용은 ‘흥 돋우는 달달한 간식’ 편에서 김풍 작가를 상대로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러나 이날 맹기용의 첫 승은 개운치 않다. 논란을 불식시킨 것이 아니라 오히려 프로그램 자체의 의혹을 키웠다.

 이날 맹기용이 만든 요리는 박준우 셰프의 평가대로 안전한 요리였다. 롤케잌이라는 메뉴는 최근에 유행하거나 주목받는 디저트라고 보기 어렵다. 안에 들어간 사과와 생크림, 딸기 같은 토핑도 평소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셰프들이 보여주었던 신선함이나 기발함과는 거리가 멀다. 맹기용을 상대했던 김풍은 평소에 신경 쓰지 않던 데커레이션까지 신경 쓰며, 설탕공예기술인 ‘엔젤 헤어’까지 선보였다.
 ‘냉장고를 부탁해’가 오로지 맛을 평가한다면 게스트의 냉장고와 15분이라는 제한된 조건이 필요하지 않다. ‘냉장고를 부탁해’가 선택한 룰인 15분과 냉장고라는 제한은 셰프의 아이디어를 최대한을 이끌어 내기 위한 장치다. 이런 기획의도를 고려하면 이날 맹기용과 김풍간의 대결의 승자는 당연히 김풍이다. 그러나 이날 대결에서 별을 차지한 것은 논란의 맹기용이다.
 거기에 덧붙여서 미공개 오프닝이라는 이름으로 맹기용을 옹호하는 내용이 방영됐다. 이 영상에서 최현석 셰프는 SNS에 “엄청 여과 한거임”라는 글로 맹기용 자질 논란을 더욱 키웠던 장본인으로 해명을 자처했다. 그가 밝힌 해명내용은 맹기용 셰프가 아닌 PD를 비난 하고자 했던 의도라는 것이다.
 ‘여과’ 없이 방송에 내보낼 수 있는 것도 ‘엄청 여과’해서 방송에 내보낼 수 있는 것도 모두 프로그램의 책임을 맡는 PD의 고유 권한이다. 최근 많은 방송에 출연한 최현석 셰프가 이를 모를 리 없다. 셰프는 권한과 책임에 대해 엄격한 자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셰프임을 자부하는 최현석 셰프가 PD를 비난했다고 보기 어렵다. 최현석 셰프의 ‘엄청 여과 했음’이 가리키는 표적은 셰프라는 이름을 달고도 ‘엄청 여과’해야지만 방송에 나갈 수 있는 맹기용을 향한 것으로 추측이 가능하다.  
 다시 맹기용 논란의 시작점으로 돌아오면 논란의 시작은 맹기용이 셰프로서 실력에 비해 과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과한대접의 내용은 실력 없는 맹기용의 출연 때문에 다른 실력 있는 셰프가 나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단순했다. 바로 맹기용이 셰프로서 다른 셰프 못지않은 실력을 보여줬어야 했다. 꾸준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한번은 증명했어야 했다. 육지담이 언프리티랩스타에 나와서 결국은 인정받았듯이.
 그러나 8일 방송된 내용으로 맹기용 셰프가 실력을 증명하고 논란을 잠재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냉장고를 부탁해’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셰프간의 대결 자체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시선이 늘어났다. 과도한 비난의 화살이 제작진과 맹기용에게 가해질 우려가 있다. 맹기용 보다 많은 준비를 해 의심 많은 첫 승이 아닌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승리를 거두기 바란다.
kangsj@osen.co.kr, pps2014@osen.co.kr
‘냉장고를 부탁해’ '찾아라 맛있는 TV'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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