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인기가요'가 사전 사후 공지 없는 '1위 발표 없음'으로 시청자들을 혼란케 했다.
14일 오후 방송된 '인기가요'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생방송이 아닌 비공개 녹화로 진행됐다. 제작진은 지난 12일 비공개 녹화 방송으로 전환하는 것을 발표했던 바다. 이날 방송이 특이했던 점은 사전 녹화된 가수들의 무대들이 모두 끝나자 1위 발표는 물론 MC들의 멘트도 없이 끝났다는 것이다.
물론 당일 1위 발표가 없었던 적은 있지만 대부분 사전 공지를 하거나 시청자들이 관례적으로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방송은 시청자들에게 '이해하기 힘들다'라는 반응을 얻었다.
이와 관련해 '인기가요' 제작진은 방송 직후 OSEN에 "갑작스럽게 녹화방송으로 전환되고 집계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하며 "1위 결과는 내일(1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래대로라면 생방송 집계를 해야하는데, 녹화방송으로 갑자기 전환되면서 하지 못하게 됐다. 본래 결방 같은 경우에는 화요일쯤 1위곡이 공개되지만, 이번의 경우에는 하루가 빠른 월요일쯤 공개될 예정"이라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은 안그래도 '인기가요'에 예민해 있는 시청자들의 감정에 불을 지폈다. '인기가요'는 이날 1위 후보곡이었던 빅뱅의 사전투표를 놓고 후보 등록 논란에 한 차례 휩싸였었기 때문이다. 앞서 빅뱅의 팬들은 최근 '인기가요'의 후보등록 과정에서 시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꼬집으며 빅뱅의 차별대우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던 바다.
그러나 비난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제작진과 시청자들간의 약속에 있다. 시청자들은 1위 발표가 없었던 것 자체가 아닌, '사전 공지'가 없었음에 분노를 표했다. 더불어 상황 발생 후에도 홈페이지에 특별한 알림은 없었다. 현재 많은 방송 프로그램이 사전이나 사후 공지를 통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며 소통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1위 발표는 방송과 시청자들간의 하나의 약속인 만큼, 제작진이 약속 이행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실망감과 불만의 표시다. 실제로 음악프로그램의 큰 관전 포인트는 1위 발표다. 그 만큼 이를 보기 기다리는 시청자들이 많다.
'해명이든 사과이든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상식적으로 미리 알려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인기가요'는 제작진 마음대로 하는 방송인가'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안그래도 후보 사전 등록 문제로 떠들썩한 '인기가요'가 문제를 피하려고 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급작스럽게 생방송에서 사전 녹화로 변경됐다는 것이 설득력을 가질 만한 이유가 될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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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가요'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