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계열 쇼박스가 최동훈 감독의 신작 ‘암살’로 1년 전 ‘군도’ 트라우마를 이겨낼 지 관심이다. 올 여름 빅3 투자배급사들의 라인업이 정해진 가운데 ‘암살’이 가장 먼저 치고 나올 예정이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015 극장가는 ‘암살’을 필두로 ‘미션 임파서블5’ ‘베테랑’의 삼자 대결로 압축될 전망. 한미 동시 개봉으로 개봉일이 일찌감치 7월 30일로 정해진 롯데의 ‘미션 임파서블5’와 달리 ‘암살’과 ‘베테랑’은 서로 좋은 길목을 선점하기 위해 여러 경우의 수를 대입하며 극심한 물밑 눈치작전을 벌였다.
그런데 최근 쇼박스의 ‘암살’이 같은 날 개봉을 고심한 ‘미션 임파서블5’ 보다 1주일 먼저 개봉하는 쪽으로 잠정 결정하면서 올 여름 극장가의 배급 지도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CJ의 야심작 ‘베테랑’ 역시 당초 8월 첫째 주 개봉 전략을 세웠지만 최근 일주일 앞당겨 ‘미션 임파서블5’와 정면 대결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8월 6일 개봉했다가 두 영화의 뒤꽁무니만 쫓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통 여름방학과 휴가철 등을 감안할 때 여름 텐트폴 영화 최고의 개봉일로 꼽히는 길일은 7월 30일이다. ‘명량’도 작년 7월 30일 개봉해 1700만명이 넘는 대기록을 세웠다.
7.30 카드를 만지작거린 쇼박스가 이렇게 ‘암살’ 개봉을 놓고 절치부심한 건 1년 전 겪은 ‘군도’의 충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하정우 강동원 주연 ‘군도’는 작년 7월 23일 개봉해 첫 주에만 2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지만 일주일 간격으로 잇따라 개봉한 ‘명량’ ‘해적’에 발목이 잡히며 여름 시장 빅3 중 꼴찌를 기록했다.
‘군도’는 첫 주 스코어가 워낙 좋게 나와 쇼박스 내부에서 ‘이러다 천만 가는 것 아니냐’는 장밋빛 전망까지 나왔지만, 일주일 만에 드롭이 걸리며 손익분기점 턱걸이도 못한 채 쓸쓸히 퇴장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 사정은 다를 것이라고 극장 관계자들이 입을 모은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도둑들’ 등 흥행 불패를 이어온 믿고 보는 최동훈 감독이 2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쓴 대작인 만큼 금세 흥행 궤도에 오르고 흥행세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암살’은 믹싱 단계인 후반작업 공정도 순조롭고 지금 분위기라면 7.23 개봉을 맞추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 상황이다.
과연 톰 크루즈가 최근 불고 있는 할리우드 훈풍을 계속 이어갈지, 아니면 ‘암살’과 ‘베테랑’이 모처럼 한국 영화의 매운맛을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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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박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