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복면가왕' 클레오파트라, 뭐가 두려운가!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6.15 10: 03

"어디가서 하소연도 못하고 나라고 말도 못하고 생활이 어렵다. 다 내려놓고 싶은데 쉽지 않다. 자진해서 내려놓기엔 너무 멀리와 버린 것 같다.(웃음)"
'복면가왕'의 4·5대 가왕을 차지한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복잡한 심경이다. 복면 때문에 그의 표정을 볼 수 없었으나  분명 말하면서 부끄럽고 민망한 웃음을 지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MC 김성주가 불을 지폈다. 그는 "클레오파트라가 제작진에게 맨날 약한 상대를 붙여달라고 하더라"고 폭로하면서 그의 속내를 발가벗겼다.
지난 14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은 6대 가왕을 향한 8명의 스타들의 도전기가 그려졌다. 역시나 혀를 내두를만 했다. 날이 갈수록 가창력과 퍼포먼스를 겸비한 스타들이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이로 인해 연이어 가왕을 차지한 클레오파트라가 심적인 부감을 충분히 느낄만 했다. 이날 방송에서도 의외의 인물들이 복면을 벗어젖히며 그에게 위협 아닌 위협을 안겼다.

뮤지컬 배우 선우는 이날 찜질중독 양머리라는 이름으로,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성시경 아이유의 '그대네요'를 불렀다. 화려한 기교 없이 담담하게 불렀지만 그의 청아한 음색이 돋보였다. 그러나 표범이 64 대 35로 양머리에 승리했다. 선우는 아쉽지만 이번 무대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했다고 뜻 깊은 소감을 전했다.
윤형빈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이름으로 빙수야 팥빙수야와 1라운드 두 번째 무대에 올랐다. 두 사람은 박효신 이소라의 'It's gonna be rolling'을 선곡했고 최고의 하모니를 보여줬다. 윤형빈은 매력 있는 목소리와 타고난 흥으로 객석을 휘어잡았다. 사실 복면만 벗지 않았다면 끝까지 그의 정체를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가창력을 탑재한 이들의 정체가 역대급 반전이었다.
윤형빈에 이은 세 번째조는 뚜껑 열린 압력밥솥과 파송송 계란 탁.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했다. 두 남자는 그룹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Missing you'를 선곡해 깊은 울림과 굵직한 바이브레이션으로 판정단의 마음을 움직였다. 투표 결과, 계란탁이 2라운드로 올라섰다. 압력밥솥의 정체는 플라워 고유진. 그가 탈락하면서 계란탁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게 됐다.
마지막 대결은 베토벤 바이러스와 어머니는 자외선이 싫다고 하셨어의 무대였다. 숨소리 하나까지 집중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를 선곡해 감미로운 목소리를 과시했다. 판정단은 그러나 58대 41로 자외선이 싫다고 하셨어의 손을 들어줬다. 베토벤은 이은미의 '녹턴'을 부르며 복면을 벗었고 그의 정체는 샵의 래퍼 장석현으로 드러났다. 그는 "너무 좋다. 평생의 소원을 이루었다. 15년 묵은 때를 벗은 느낌"이라고 좋아했다.
출중한 노래 실력을 자랑한 클레오파트라가 자신의 목숨(?)을 걱정하며 제작진에게 왜 그런 말을 했을지 공감이 간다. 하지만 그 많은 가수들을 물리치고 가왕의 자리에 오른 클레오파트라가 어깨가 움추러들 필요는 없을 듯하다. '복면가왕'은 지독하게 승부를 가리는 프로그램이 아닐뿐더러 관객과 시청자들이 노래를 들으며 한시름 놓게 되는 '힐링'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설사 클레오파트라가 6대 가왕 자리를 내주게 되더라도 지금껏 들려준 노래는 최고였다. 그가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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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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