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혐의로 물의를 빚었던 개그맨 이수근이 고정 프로그램으로 돌아왔다. 15일 낮 12시 첫 방송된 방송된 케이블채널 KBS N Sports 당구 버라이어티 '죽방전설'이다.
이수근에게 '죽방전설'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는 이미 지난 달 16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를 통해 약 1년 반 만에 시청자 앞에 섰다. 고정 크루가 아닌 단발성 출연이란 점에서, 향후 행보를 가늠하기 위한 '맛보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죽방전설'은 매주 수요일 방송되는 정규 프로그램이다. 그가 시청자들과 다시 친숙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볼 수 있다.
이날 이수근은 간접적으로나마 불미스러웠던 일들을 언급했다. 유세윤 등 일부 개그맨들이 과거 사건을 '셀프 디스'의 소재로 삼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날 이수근은 "법원 앞에 서 보고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오랜만이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상금에 대해 "근처에도 안 간다. 나에게 돈 얘기는 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했다. 신중한 태도를 취하되 유머를 섞어 드러내는 방식을 취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대로 지상파 복귀의 수순을 밟는 것 아닌지 지적한다. 이수근은 KBS와 MBC로부터 출연 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이것이 영구적인 것은 아니다. 필요에 따라 심의위원회를 열어 출연제한을 해제할 수 있다. 일례로 배우 주지훈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MBC로부터 출연 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지난 2013년 출연 규제가 풀리면서 MBC 드라마 '메디컬 탑팀'에 출연했다. 이수근도 마찬가지다. SBS는 따로 명단을 만들지 않고 있고, 케이블채널이나 종합편성채널은 언제든지 복귀가 가능하다.
고정 프로그램 '죽방전설'을 통해 완연한 복귀에 가까워진 이수근. 그가 과연 지상파 복귀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수근은 지난 2013년 11월 불법 도박(맞대기) 혐의로 기소되면서 모든 방송 활동을 공식 중단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고 항소를 포기한 채 자숙기를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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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