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혐의로 물의를 빚었던 개그맨 이수근이 돌아왔다. 시청자 반응은 분분하다. 2년여 만에 시청자 앞에 선 이수근이 조심스러운 날갯짓을 시작한 가운데, 그는 자신을 향한 여론을 긍정적으로 돌려세울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이수근은 15일 낮 12시 첫 방송된 케이블채널 KBS N Sports 당구 버라이어티 '죽방전설'을 통해 본격적인 복귀를 알렸다.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의 케이블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죽방전설'은 매주 연예인 당구 고수 팀(죽방팀)과 직장인(일반인) 당구 고수 팀이 나뉘어 포켓볼, 3쿠션 등의 당구 대결을 펼치는 당구 버라이어티다.
이수근은 국제 대회에서 26점을 칠 정도로 프로 선수에 버금가는 실력의 소유자라는 점에서 '죽방전설'의 MC로 캐스팅됐다. 이에 개그보다는 스포츠채널에 걸맞은 진지한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에 다가갈 것으로 전망됐지만, 그의 입담을 온전히 감출 수는 없었다. 이날 이수근은 각 상황에 자신의 과오를 대입해 개그로 승화하는 모습을 보인 것.
이수근은 "법원 앞에 서 보고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오랜만이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상금에 대해 "근처에도 안 간다. 나에게 돈 얘기는 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 이수근은 당구대를 정리하는 차유람이 카메라를 등지자 "사람들이 많이 나를 등졌다. 그래서 등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수근을 기다렸던 시청자들은 그의 유쾌한 입담에 크게 환호했지만, 아직 그의 복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시청자들은 범죄 사실을 개그 소재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을 전했다. 또 일부 시청자들은 이수근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상파 복귀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눈길을 보내고 있다. 케이블채널을 통해 시청자의 반응을 '간 본다'는 것이 일부 시청자의 주장. 하지만 이수근 측은 이수근의 지상파 복귀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수근이 매주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본격적인 복귀 첫 걸음을 뗀 가운데, 그의 진정성이 안방극장에 닿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이수근은 이날 방송을 통해 웃음을 선사하며 시청자의 기대감을 높인 상황. 이수근이 시청자와 다시 소통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이수근은 지난 2013년 11월 불법 도박(맞대기) 혐의로 기소되면서 모든 방송 활동을 공식 중단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고 항소를 포기한 채 자숙기를 보내왔다. KBS와 MBC로부터 출연 정지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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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방전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