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지처' 영리한 장르 결합, MBC 일일극 새 바람[첫방]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6.16 08: 07

'위대한 조강지처'가 풍성한 이야깃거리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지난 15일 오후 MBC 새 일일드라마 '위대한 조강지처'(극본 황순영, 연출 김흥동, 김성욱, 이하 조강지처) 1회가 방송됐다. 주인공들의 뚜렷한 성격 차이가 과장된 상황 속에서 그려져 재미를 선사했고, 우연히 일어난 살인사건이 더해지면서 긴장감을 부여했다.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까지 그려지면서 흥미를 끌었다. 무엇보다 과거 사건들이 1회만에 재빠르게 진행되면서 몰입도를 높였다. 
이야기는 경순(김지영)과 지연(강성연)의 갈등에서 시작됐다. 동급생들보다 나이가 많은 경순은 자신을 '언니'라 부르라 강요했고, 이것이 못마땅한 지연은 그런 경순을 무시했다. 두 사람은 몸싸움까지 벌였고, 그로인해 경순은 퇴학 위기에 처했다. 지연의 부친 대감(김동현)은 경순을 형사 고소하겠다고 날뛰었지만, 실수로 경순의 모친 금숙(이보희)를 계단에서 밀면서 양측은 합의를 봤다.

경순은 온화한 성격의 정미(황우슬혜)를 이용해 굴다리로 지연을 불러냈다. 그곳에서 경순과 지연은 또 말다툼을 했다. 성미를 참지 못한 경순이 지연을 때린 후 자리를 피했고, 의문의 남자가 지연에게 다가갔다. 지연의 비명 소리에 경순은 돌아왔다. 두 사람은 의문의 남자와 실랑이를 벌인 끝에 그 남자가 더 이상 숨을 쉬지 않음을 깨달았다. 두 사람은 힘을 모아 사체를 유기했고, 암묵적으로 서로 침묵을 지키기로 했다.
세월이 흐른 후 경순과 지연은 한 아파트 단지 주민으로 재회했다. 방송 말미 방송된 예고편은 어른이 된 후에도 서로 보기만 하면 으르렁 거리는 두 사람을 담아냈다. 동시에 지연(강성연)의 남편 일현(안재모)가 실은 뻔뻔한 바람둥이이며, 지연이 이 사실을 알고 눈물 흘리는 모습이 담겼다. 훗날 악연으로 얽힌 경순과 든든한 조력자 정미가 지연의 편에 함께 서줄 것이란 예상도 가능했다.
특히 이날 세 여배우의 교복 연기가 빛났다. 실제로는 30,40대인 세 사람이었지만, 능청스러운 연기가 웃음을 자아냈다. 억세지만 어딘가 안쓰러운 경순과 우아해보이지만 어딘가 얄미운 지연, 한없이 순하고 착한 정미의 성격이 한 번에 드러났다. 경순과 지연이 몸싸움 벌이는 장면은 코믹하게 묘사됐다. 연약해 보이지만 공격을 요리조리 피하는 지연이나, 오히려 지연에게 밀리는 경순 등이 그러했다.
반면 대감과 금숙은 심상치 않은 관계로 그려졌다. 금숙은 대감을 보자마자 호감을 느꼈고, 그에게 접근했다. 대감 역시 그런 금숙이 싫지 않은 눈치였다. 이후 대감은 금숙을 찾았고, 금숙은 대감에게 남편을 떠나 보낸 후 외로움을 호소했다. 술에 취한 척 대감에 안겨 눈물 흘리기도 했다. 딸 경순과 지연이 악연으로 얽힌 상황에서, 대감과 금숙의 관계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였다.
전작인 '불굴의 차여사'는 경쟁작에 밀려 대부분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었다. 유쾌한 전개 안에서 미스터리 요소를 지닌 '조강지처'가 오후 9시대 일일드라마 '딱 너 같은 딸'과 함께 MBC 일일극의 황금기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jay@osen.co.kr
'조강지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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