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악당' 류승범 "해외서 일반인의 삶, 자유 맛봤다" [인터뷰②]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6.16 06: 52

배우 류승범이 지난 3년 동안의 이야기를 토해냈다. 생각은 좀 더 깊어졌고, 마음은 좀 더 넓어졌다. 3년 전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하고 있는 류승범은 '파리지엥'이었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연출 임상수, 제작 휠므빠말) 출연도 이메일로 이뤄졌다. 임상수 감독은 류승범에게 이메일로 시나리오를 보냈고,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합의점을 찾아갔다.
프랑스에서 지내며 유럽 영화를 많이 접하고 있다는 류승범. 그는 낯선 곳에서 다양한 문화와 정서들을 접하며, 많은 것들을 흡수했다. 그런 생활을 '이중생활'이라 칭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남 류승범으로부터 '베를린'(2012)  이후 지난 3년 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3년 전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하고 있다. 시선을 받는 삶 대신 선택한 것인데, 그곳에서 알아보는 팬들을 만날 일은 없나.
"생각보다 많이 마주치지 않는다. 생활하는 곳과 관광하는 곳은 다르다. 물론 나는 관광을 오래 전에 끝냈다. 프랑스가 워낙 넓어, 파리 외 다른 지역은 다 가보지 못 했다"
-인종 차별을 느낀 적은 없다.
"여행 다니면서 배운 점이 있다. 스스로 인종 차별을 하지 않아야 인종차별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스로 겁내는 것도 인종차별이다. 스스로 인지하고 있으면 어색하다. 사람이 좋으면 외국 사람이든 아니든 좋은 거고, 불편하면 불편한 거다.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해야 한다. 프랑스에서는 손님이 왕이 아니다. 그게 보편적인 정서다. 사람 위에 사람이 없다. 싸워서 자유를 쟁취한 사람들이다. 문명과 도시도 중요하지만, 그곳에서 '인간답게 살자'는 철학들을 배우고 있다.
- 프랑스에서의 생활을 연기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나.
"문화와 사람은 뗄 수 없는 존재다. 예술이 없다면 인간은 먹고 마시는 일만 할 것이다. 정신적인 세계는 없고 육체적인 세계만 있는 셈이다. 문화에 대해 욕망이나 갈증은 늘 있었고, 그렇게 태어난 것 같다. 하지만 그것만 위해서 사는 건 아니다. 좋은 배우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인생도 중요하다."
- 류승범을 보면 10년 후의 패션이 보인다고 한다. 여전히 패셔니스타로 분류되고 있다.
"나도 언젠가 마흔이 될 텐데, 스타일리시하다는 수식어가 민망하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 '좋은 배우가 됐다' '좋은 남자가 됐다' 그런 말을 듣고 싶다. 나이를 먹어도 길들여 지지 않는 부분은 있다. 하지만 생각이나 마음가짐은 변하는 것 같다. 무거워진다는 표현보다는 진지해지는 것 같다."
-혹시 결혼 생각은 없나.
"내가 결정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결혼에 얽매이는 사람은 아니다. 자연스럽게 할 수 있지만, 그걸 꼭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다."
-운명 같은 사랑을 믿는 건가.
"없으니까 지금 혼자인 거 아니겠나. (웃음)"
-계속 파리에 머물 생각인가.
"당분간 유럽에 있을 것 같다. 포르투갈, 스페인처럼 인생을 즐기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도 있고, 동남아시아를 돌아다니기도 한다. 선글라스를 쓰는 이유가 항상 햇빛이 있는 나라에 있기 때문이다. 떠날 때처럼 짐은 항상 트렁크 두 개다. 짐을 계속 버리면서 트렁크 하나로 줄이고 있다."
-그렇게 자유를 느끼는 건가.
"인천공항만 도착하면 사람들이 날 바라본다. 불편하다. 다른 데 가서 자유로울 수 있다. 그렇게 자유로운 상태에서 생각이나 행동도 바뀐다. 이제 자유의 맛을 본 것 같다."
-예전 이미지로 류승범을 기억하는 팬들이 앞으로 어떻게 받아들였으면 하나.
"이렇게 살아도 된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이렇게 살라는 게 아니라 나와 같은 배우도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나의 절친 악당들'도 마찬가지다. 다채로움으로 살아 숨 쉬는 느낌을 받으실 거다."
jay@osen.co.kr
휠므빠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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