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 커플'의 로맨스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화정' 이연희와 서강준이 서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렇다 할 진전이 없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MBC 월화드라마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김상호, 최정규) 19회에서는 허균(안내상)의 배후를 파악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정명(이연희)와 주원(서강준), 광해(차승원)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정명의 목숨을 노리는 자객들이 등장했다. 정명을 대신해 칼날을 맞은 이는 주원이었다. 뒤늦게 나타난 의문의 사내가 자객들을 막아냈고, 그 사이 정명은 피투성이가 된 주원을 부축해 안으로 옮겼다. 생명이 위태로운 가운데 주원은 정명의 신변을 걱정했고, 정명은 정신을 잃은 주원의 손을 잡으며 "부디 살아야 한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두 사람의 애틋함을 광해도 눈치 챘다.
의식을 찾은 주원이 가장 먼저 찾은 이는 정명이었다. 정명은 스스로 허균의 미끼가 되기로 한 터.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주원은 인우(한주완)과 함께 정명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위기에 처한 정명을 구한 이는 정명의 오랜 친구 자경(공명)이었다. 이를 모르는 주원의 걱정은 깊어져만 갔다. 급기야 화약창고가 터지자 자명의 안전을 확인하고자 가장 먼저 불길에 다가갔다.
'화정'에는 정치와 멜로 등 다양한 이야기가 뒤섞여 있다. 여러 요소가 맞물려 흘러가는 것이 대하 사극의 미덕이다. 그중에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끄는 것은 러브라인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기 때문인지 아직까지 밋밋한 멜로다. 역사가 말해주듯 정명의 짝은 주원이다. 이날 극중에서도 정명과 주원은 서로의 손을 잡으며 애절한 속내를 표현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지난 방송부터 시작된 정명과 주원, 인우의 삼각 로맨스는 19회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정명을 구해야 한다는 하나의 목적이 주원과 인우를 뜻을 모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정명을 두고 절친한 벗에서 경쟁자가 된 상황이다. 두 사람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아야 한다. 적어도 19회에서는 주원과 인우의 갈등 보다는 '수호천사' 자경의 존재감이 더 돋보였다.
'화정'은 지난 4월 13일 시청률 10.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첫 발을 뗀 후 9~11%대의 시청률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화약창고 말고 멜로도 불태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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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