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화정', 꽃중년 조성하의 이유 있는 변신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6.16 09: 32

'꽃중년' 아저씨의 푸근한 미소가 사라지고 차가운 눈빛과 무서운 표정이 그 자리에 들어섰다.
배우 조성하는 그간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매번 다른 매력을 보여주며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늘 새로워서 같은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드라마 '화정'에서 또 다시 변신을 감행했다.
그는 사역원의 종3품으로 역관들을 관리하는 강주선을 연기하고 있다. 기품을 잃지 않는 모습으로 아랫사람들의 존경과 동경을 받고 있지만 속내는 시커먼 악인이다. 왕 광해를 호시탐탐 노리는 숨은 권력자로 볼 수 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김상호 최정규) 19회는 정치적 야욕을 위해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죽이고, 배신하는 표독스러운 강주선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는 손을 잡고 함께 역모를 꾸몄던 허균(안내상 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자 내버렸다. 두 사람은 하루 아침에 적으로 갈라섰다.
강주선은 정명공주(이연희 분)를 죽이기 위해 자객을 보냈으나 홍주원(서강준 분)이 대신 칼을 맞았다. 허균을 죽이려는 계획 역시 실패로 돌아가면서 화가 극에 달했다. 그는 가차 없이 부하들에게 칼을 휘두르며 "두 놈의 목을 가져오라"고 압박했다.
우물을 핏빛으로 변하며 나라가 뒤숭숭해지자 광해(차승원 분)는 허균의 배후를 주목했다. 허균은 강주선과 한 배를 타고 광해를 끌어내리려 했었다. 그는 자신을 조이는 광해에게 위협을 느꼈고, 주선을 찾아 "같이 죽든지 같이 살든지"라는 말로 지난 날의 모의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허균은 거침이 없었다. 화약 창고에 지뢰포를 설치해 능인에서 돌아오는 광해를 제거하려는 작전을 세웠다. 그러나 정명이 이를 막아내면서 광해와 주원의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광해-허균-강주선의 갈등이 갈수록 복잡해지며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
강주선이라는 옷을 입은 조성하의 연기 변신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워낙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전작 '왕가네 식구들'에서 보여준 애달픈 가장의 얼굴을 싹 지워서 놀라울 따름이다. 허허거리며 웃고 긍정의 에너지를 전하던 그의 얼굴에 수심 가득하고 독기 서린 살기가 느껴진다.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그가 앞으로 보여줄 모습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다.
조성하는 지난해 OSEN과의 인터뷰에서 "목표를 정하지 않은 채 생각지 못한 곳에서 오는 감동을 맞이 하려한다. 신대륙 발견처럼 새로운 작품과 새로운 연기를 하고 싶은 캐릭터를 열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늘도 가슴을 따뜻하게 데우며 연기 열정을 발산하고 있을 조성하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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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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