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말 아이돌 부럽지 않은 인기다.
이연복 최현석 샘킴 등 셰프들의 등장에 사람들은 환호를 보내고 눈에서 사라질 때까지 시선을 떼지 않는다. 그들의 옆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여성 팬들로 가득하다. 굳이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으면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이 증명했다. '쿡방'(요리하는 방송)을 위해 메이크업을 하고, 사람들을 웃기기 위한 개인기도 준비한다. 그들의 두 달치 방송 스케줄은 이미 가득 차 있다.
요즘 각종 예능에서 요리를 하는 쿡방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동네 아저씨 같은 푸근한 남자들이 열정을 다해 요리하는 모습에 사랑에 빠진 것이다. 예전에는 생계를 위해서 셰프가 됐는데 이제는 그들을 보고 셰프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늘었다. 셰프가 음식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사람으로 여겨지면서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지난 15일 방송된 MBC '다큐스페셜'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인기 셰프들의 삶을 집중 조명했다. 이름 하야 '별에서 온 셰프'. 그 가운데 이연복 최현석 샘킴이 서 있다. 세 사람의 요리에 대한 열정은 두말 할 필요가 없었다. 방송 출연도 요리가 계기가 됐다. 이연복, 최현석, 샘킴은 아무리 방송에서 높은 인기를 얻어도 '요리를 하는 셰프'가 기본임을 강조했다.
허세 캐릭터로 자리잡은 최현석은 "몸이 아파서 힘들어하시던 한 팬이 제가 나오는 방송을 보고 많이 호전되셨다. 이후 요리를 배웠다고 하더라.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것을 보고 보람이 있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최현석 셰프는 자신의 '허세 이미지'가 방송에서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환호할 만한 행동들을 보여주며 소통한다.
샘킴은 예능 '진짜 사나이'를 통해 반전 있는 모습을 드러냈다. 드라마 '파스타' 속 이선균의 실제 인물인 그는 본래 카리스마 넘치고 무서운 셰프였다. 하지만 동네 형 같은 친근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얻었다. 인기에 힘입어 레스토랑 매출도 반년 만에 150%나 증가했다. 그는 요리에 쓸 재료를 직접 재배하며 요리에 열성을 쏟고 있었다. 잘 되는 이유는 따로 있는 게 아니었다.
'중식 요리의 대가' 이연복 셰프의 식당도 한 달 전부터 예약이 잡혀있을 정도로 북새통을 이룬다. 외국에서도 그의 음식을 맛보고 싶어서 찾아 오지만 발걸음을 돌리기 일쑤다. 방송의 힘이 이렇게 컸다니 정말 놀라울 정도다. 40년 경력의 노련미와 인간미 넘치는 성격, 현란한 손놀림, 빼어난 음식 솜씨가 인기 이유다.
세 사람이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이들이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된 것은 아니다. 몇 십 년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 없이 노력했기에 오늘의 눈부신 성과를 이뤘다고 볼 수 있다. '먹방'(먹는 방송)이 유행을 타면서 이들과 시너지 효과를 낸 셈이다. 일각에서는 먹방과 쿡방의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저기서 '노잼'(재미 없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셰프들의 존재감이 한동안 지속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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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셰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