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사회’는 재벌 2세와 평범한 서민의 로맨스라는 뻔한 설정, 거기에 “날 때린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라는 오글거리는 대사가 더해져 마치 90년대 로맨틱 드라마를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자꾸 눈이 가는 묘한 매력이 있다. 과연 ‘상류사회’에게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5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상류사회’ 3회에서 윤하(유이 분)와 준기(성준 분), 창수(박형식 분)와 지이(임지연 분)는 각각 색다른 매력의 ‘케미’를 발산하며 한층 뚜렷해진 러브라인을 형성했다.
뻔하지만 뻔하지 않게 그려지는 캐릭터가 신선하다. 한국 드라마에서는 이미 수차례 다뤄졌던 재벌 캐릭터지만 ‘상류사회’ 속 재벌, 윤하와 창수는 뭔가 다르다. 윤하는 재벌이라는 왕관에 거부감을 느끼며 집안에서 벗어날 생각만 하는, 어딘가 안쓰러운 매력을 가진 캐릭터다. 그는 자신의 가족에게서 결핍된 무언가를 찾으며 자신도 모르게 준기에게 빠져들고 사랑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박형식이 연기하는 창수 역시 보통의 재벌 2세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물론 잘생긴 외모에 주변 사람들을 깔보는 듯한 허세는 기본으로 갖췄지만, 지이에게 ‘개백수’로 낙인이 찍히고 셔츠를 찢겨 맨 몸을 내보이는 등 온갖 굴욕을 당하는 허당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것.
‘준기’ 역의 성준 또한 겉으로는 가난한 집안에서 자수성가해 일에만 몰두하는 성실한 남자지만 속으로는 모든 인간관계에 철저한 계산이 앞세워진 욕망 가득한 남자 신데렐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척 무심한 듯 다정한 매력으로 윤하와 창수의 곁을 차지한 후 이들을 배신할 준기의 변신이 벌써 기대되는 바이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통쾌함을 느끼게 하는 ‘돌직구’ 대사 또한 인상적이다. 특히 임지연이 연기 중인 이지이 캐릭터는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재벌남 창수에게 “개본부장, 개날라리, 개싸가지, 개이기적, 개착각, 개어색”이라며 일명 ‘개시리즈’ 멘트를 날릴 뿐 아니라, “본부장 같은 분은 TV에서나 만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재벌빠’로 계속 있고 싶다. 상상하고 부러워하는 건 좋지만 만나는 건 별로다”라고 지극히 현실적인 생각을 드러냈다.
이런 의외의(?) 매력 덕분일까. 16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상류사회’ 3회는 전국기준 시청률 7.7%를 기록하며 지난 2회보다 0.7% 상승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방송 전부터 ‘고리타분하다’, ‘식상하다’, ‘촌스럽다’라는 걱정이 이어졌던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 ‘상류사회’ 속에는 여타 재벌 드라마와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 유이, 성준, 박형식, 이지이네 청춘스타 통통 튀는 매력과 MBC ‘따뜻한 말 한 마디’,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로 실력을 입증 받은 하명희 작가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 아직 3회차임에도 쭉쭉 빠지는 빠른 전개와 흥미진진한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상류사회’가 이 효과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상류사회’는 황금 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재벌딸과 황금사다리를 오르려는 개천용, 두 사람의 불평등한 계급 간 로맨스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오포 세대 청춘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청춘 멜로드라마다. 매주 월, 화 오후 10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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