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계 추세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현상’과 ‘결과’다. ‘유재석의 JTBC행’은 비지상파방송 채널들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는 ‘현상’을 대표하는 사례. 파급력 있는 채널과 프로그램이 늘어났고, 이제 지상파와 비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의 경계는 거의 허물어진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정형돈의 FNC엔터테인먼트 이적은 이런 상황에서 비롯된 결과다. 영향력 있는 채널과 프로그램이 늘어남에 따라 예능인들의 가치가 높아졌고, 이에 대형 기획사들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안정적인 활동과 케어가 필요한 예능인들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손을 잡게 된 것이다.
16일 FNC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정형돈은 최근 FNC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대중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하는 정형돈의 가치관이 착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자 하는 FNC의 비전과 부합, 전속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는 것.
놀라운 행보는 아니다. 이미 앞서 개그우먼 송은이와 이국주가 FNC와 계약을 맺었고, 방송작가 유병재와 개그우먼 안영미는 YG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은 바. 정형돈의 최측근은 OSEN에 “정형돈이 안정적으로 방송활동을 펼치길 원했고, 그런 상황에서 FNC의 제의를 받아 계약체결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대형기획사들이 예능인들에게 손을 내미는 이유는 확실하다. 이미 예능계 판도는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력 있고, 인지도 높은 예능인들의 가치가 커지고 있기 때문.
예능계 판도 변화는 유재석의 JTBC 진출로 좀 더 명확해졌다. 지난 2일 JTBC는 “윤현준 CP가 기획 중인 파일럿 프로그램에 유재석이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민MC’로 불리며 방송가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그의 ‘종편행’이 가진 의미가 깊었다. 비지상파 방송의 위상이 높아지고, 그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2011년 언론사들의 종합편성채널 개국 이후 햇수로 5년째. 개국 초기 지상파 방송에 비해 정돈이 덜 되고, 불안정한 진행과 편성 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특히 채널이 가진 정치적 성향과 지상파 방송과의 관계 등으로 연예인들의 종편 채널 진출이 조심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점차 연예인들의 출연에 물꼬가 트이면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유재석의 JTBC행이 결정적일 것이다. 다른 동료 방송인이나 후배들의 비지상파방송 진출, 비지상바팡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인식 변화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력을 키우며 지상파를 위협하고 있기는 전문 케이블채널도 마찬가지다. 지상파 방송에서 잇따라 ‘스타PD’들을 스카우트해오면서 그들이 가진 섭외력도 함께 가지고 온 셈이다.
지상파와의 경계가 거의 허물어진 상황에서 방송계의 콘텐츠 경쟁은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예정이고, 예능인들의 영향력도 점차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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