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연이 박형식을 홀렸다. SBS 월화드라마 '상류사회' 속 이지이(임지연 분)와 유창수(박형식 분)의 이야기다.
드라마 소재로 자주 사용됐던 가난녀와 재벌남의 다소 진부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극중 이지이가 유창수의 마음을 쥐고 흔든 건 분명 연애 고단수의 스킬이었다. 특히 지난 15일 방송됐던 '상류상회' 3회에서는 이런 모습이 도드라졌다.
#1. 온리(Only)
'나한테 이런 여자는 니가 처음'이라는 말은 일상에서 반농담식으로 사용되는 대사. 하지만 남녀의 연애에 있어서 이는 꽤 중요한 부분임에 틀림없다. 수많은 이성들 틈바구니에서 딱 한 명에게 좋아하는 감정이 싹튼다는 건, 그만큼 당사자에게는 특별한 존재라는 의미기 때문.
재벌남 창수에게 가난녀 이지이는 그런 존재다. 그저 가난하기만 한 여자야 주변에 널렸지만, 자신을 이렇게 편하게 막 대하고, 기분좋게 만드는 사람은 창수에겐 이지이 하나다. 재벌 2세로 태어난 덕분에, 본심과 무관하게 자신에게 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차별화 전략은 분명 창수의 마음을 움직인 요소다.
#2. 특별한 사건
남녀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데 있어 둘만의 특별한 사건이 언제나 좋은 자양분이 된다. 사건 자체가 감정 증폭에 영향을 끼친다기보다는, 그 일을 계기로 둘만의 추억과 이야기 소재가 생겨나기 때문. 이는 접점이 없던 두 사람의 교집합으로 작용된다.
실제나 드라마나 이런 사건은 종종 '술'이 만들어 낸다. 평소 모습과 조금은 다른 듯한 상대의 허술함이 드러나거나, 주사로 인해 특별한 사건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 지이는 창수의 셔츠를 찢어 강제 탈의시켰고, 이 셔츠 사건은 이후 두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가 됐다.
#3. 밀당+여지 남기기
연애에서 밀고 당기기(밀당)는 필수다.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도 능력이 없으면 실전에서 사용할 수 없는 기술이기도 하다. 단순 '밀당' 만으론 부족하다, 이해든 오해든 하게 만들만큼의 여지는 남겨줘야 한다.
지이가 연애 유단자라는 걸 느끼게 한 건 바로 이 밀당술이다. 개본부장, 개날라리, 개이기적, 개착각이라는 개 시리즈 틈에 은근슬쩍 '잘생김'을 슬쩍 내민 것도, 막말을 쏟다가도 "하는 행동마다 소탈하고 잘생기고 멋지고"라는 말을 섞는 것도 수준급 밀당이다.
특히 "좋아하는 건 자유지만 좋아한다는 말은 하지마라. 그럼 흔들릴 것 같다"라는 지이의 말은 창수에게 크나큰 여지를 남기며 연애의지를 더 불타오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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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사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