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가 분명한데 빈틈이 많아 더 매력적이다.
배우 김정훈은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이하 '학교')'에서 뇌섹남 이미지와는 상반된 다양한 빈틈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방송에서 김정훈은 원조 뇌섹남답게 남다른 브레인의 면모를 선보였다. 이과 엘리트 답게 수학 시간에서 안내상에게 과외 선생님 분위기를 풍기며 가르치고 발표도 척척 해낸 것.
하지만 뇌섹남 면모는 여기까지였다. 이어지는 문과 수업과 발표에서 김정훈은 계속 허당의 면모를 선보여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먼저 국어 시간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반 친구들 앞에서 시 낭송에 나선 김정훈은 끝까지 감정을 이어나가며 차분하게 시 낭송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자리에 들어오고나서야 뭔가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영락', 그리고 '아버지'라는 따로 떨어져 있는 단어를 '영락 아버지'라고 붙여 읽은 것. 이에 김정훈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소설이나 시를 거의 읽지 않았다"라고 해명해 시선을 모았다.
그러나 국어 시간만 그를 힘들게 한 것은 아니었다. 바로 영어 수업이 그 주인공. 심화 영어 수업시간에 참여한 김정훈은 주제를 가지고 영어로 토론해야 하는 수업에 연신 한숨만 내쉬었다. 그리고 자신의 차례가 오자 서울대 출신답게 능숙한 영어 구사 능력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와 달리 "노 굿", "잇츠(IT'S) 불편해" 등의 영어 실력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김정훈은 또 "내 영어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배운게 마지막이다"라며 "영어하고는 담을 쌓았다"라고 진땀을 흘렸다.
넘치는 의욕은 그에게 또 한 번의 굴욕을 안겼다. 창의국제토론 시간, 김정훈은 '똑순이' 박정현의 발표를 바라보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똑부러지게 발표를 하는 박정현에게 무언가 공격을 해야 할 것 만 같은 상황. 그는 결국 손을 들고 박정현에게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화살은 자신에게 돌아왔다. 의욕이 앞선 나머지 날카롭지 못한 질문을 던지고 만 것. 이에 김정훈은 계속해서 자책을 해 웃음을 유발했다. 게다가 점입가경으로 김정훈은 창의국제토론 발표 성적으로 꼴찌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게 됐다.
김정훈은 현재 유행하는 '뇌섹남'의 원조 격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남다른 브레인으로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고, 지난 '학교' 방송에서도 범상치 않은 두뇌 회전으로 감탄을 자아낸 바 있다.
그렇지만 사람냄새가 어느 정도는 나줘야 매력 아니겠는가. 뇌섹남인데 계속해서 빈틈을 보이는 김정훈이 더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다.
한편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고등학교를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거나, 학창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사연이 있는 연예인들이 다시 복학하여 실제 고등학교에 다니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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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