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이 회를 거듭할수록 흥미진진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50회라는 긴 여정 속에 초반에는 여유를 보였지만 중반을 향하면서 거침없이 내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차승원과 조성하, 안내상이 탄탄한 연기력으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화정'(극본 김이영, 연출 김상호 최정규) 20회는 광해(차승원 분)가 허균(안내상 분)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고, 그와 한 배를 탔던 강주선(조성하 분)을 굴복시키며 왕권을 강화해나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허균은 화기도감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광해를 죽이려는 음모를 세웠다. 하지만 정명(이연희 분) 덕에 왕이 목숨을 구했고, 광해가 모든 일을 꾸민 허균을 잡이들이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허균 탓에 자신의 악행이 드러날 위기에 처한 주선이 반전을 꾀했다. 같이 음모를 꾸몄던 허균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우고 광해에게 "역당을 잡았다"고 큰소리를 치면서 배신의 칼날을 휘둘렀다.
주선은 광해를 예의주시하는 숨은 권력자 중 하나. 앞에서는 자비로운 척 했지만 자신이 조선을 휘두르기 위해 혈안이 돼 있었다. 광해의 판단을 흐리게 하며 위기를 모면하려 했으나 결국 발톱을 드러냈다.
그는 "전하가 나를 건드릴 수 없다는 현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내가 키운 사람들이 조정에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내가 목숨을 걸고 역당을 잡았는데, 전하는 무슨 수로 나를 잡잡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도발했다. 두 사람이 대립하는 모습은 긴장을 안기며 몰입감을 높였다. 하지만 광해가 승기를 쥐었다. 주선의 아들 인우(한주완 분)가 직접 찾아와 아버지의 추악한 진실을 밝혔기 때문.
광해는 "자네가 아들은 자신의 사람으로 포섭을 하지 못했군. 나는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당신을 내 발 앞에 두는 순간"이라며 반역의 증거와 목숨을 살리는 대가로 충성할 것을 요구했다. 광해는 허균을 거열형, 즉 사지를 찢어죽이는 형벌을 내렸다. 살아남기 위해 동료를 배신하고 계략을 세우는 모습은, 언젠가 더 큰 권력에 정복당하고 만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이번 라운드는 광해의 승리. 하지만 인조반정으로 광해의 왕권이 몰락되기에 진정한 승리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허균이 몰락하고 주선의 승부욕을 자극하면서 인조가 왕위에 오르기까지 광해와의 치열한 세력싸움이 본격화된 것이다.탄탄하고 반전 있는 스토리로 갈수록 더욱 쫄깃해지는 '화정'. 권력욕을 향한 이들이 어떤 이야기와 반전으로 재미를 줄지 기대된다.
한편 '화정'은 고귀한 신분인 공주로 태어났으나 권력 투쟁 속에서 죽은 사람으로 위장한 채 살아간 정명공주의 삶을 다룬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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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