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부탁해' PD가 말하는 '역지사지'가 만든 뿌듯한 변화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06.17 15: 55

어렸을 적 “커서 아빠랑 결혼할거야”라고 말했던 게 언제였냐는 듯 세월이 흐를수록 서먹해지는 게 아빠와 딸의 관계인 듯하다. 대중의 관심과 선망을 한 몸에 받는 방송인, 배우 아빠들도 딸과의 관계에서는 마찬가지였다.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아빠를 부탁해’(이하 ‘아빠를 부탁해’)는 평소 표현이 서툰 아빠들이 딸과 함께 지내며 좌충우돌하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본 아빠 4인방 이경규, 조재현, 강석우, 조민기는 각각 보통 아빠, 무심한 아빠, 딸바보 아빠, 애인 같은 아빠로 표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네 사람 모두 딸들과 멀어진 거리를 좁히고자 하는 마음만은 같았다.
아빠 4인방과 딸이 멀어진 거리를 좁히기 위해 택한 방법은 ‘역지사지’였다. 딸의 입장에서, 아빠의 입장에서 하고 싶은 것들을 함께 하며 서로를 이해하기에 나선 것. 특히 이경규는 지난 방송에서 딸 예림, 그의 친구들과 함께 네일숍을 방문, 네일 아트까지 받는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사실 대한민국 50대 중년 남성이 네일숍에 직접 발을 들일 뿐 아니라 손질까지 받는다는 것은 쉽지 만은 않은 일. 하지만 그는 툴툴거리면서도 결국 예림이 원하는 대로 해주기 위해 응해준 것이다.

비단 아빠들뿐만 아니라 딸들의 노력 또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중에서도 지나치게 무뚝뚝한 아빠 조재현에게 먼저 다가가 애교를 부리고 이것저것 함께 하려하는 딸 조혜정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많은 것들을 느끼게 했다. 조재현 역시 회를 거듭할수록 어색함을 풀고 한결 부드러워진 아빠로 변신하고 있다. 방송 초반 딸을 본 체 만 체 일에만 집중하던 모습과는 달리 딸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며 한층 가까워진 부녀 사이를 자랑하고 있는 것.
‘아빠를 부탁해’ 장혁재 PD는 17일 OSEN에 “앞으로 프로그램 포맷에 큰 변화는 없겠지만 아빠나 딸이 원하는 일들을 경험하는 것을 강화할 예정이다”라며 “아무래도 두 사람이 공통으로 원하는 것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아빠와 딸이 서로의 입장에서 무언가를 해보는 게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며 앞으로도 아빠 4인방과 딸들이 다양한 체험을 함께 할 것을 예고했다.
이처럼 ‘아빠를 부탁해’는 어색한 부녀를 타겟으로 이들이 멀어진 거리를 극복하고 서로에게 가까워지는 모습을 그려내며 호평을 얻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억지 감동’이 아닌 아빠를 가진, 딸을 가진 누군가라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감정들을 여과 없이 보여주며 매 순간마다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기 때문일 터. 여전히 약간의 서먹함은 남아있지만 앞으로도 다양한 경험을 함께 하며 그 거리를 나날이 좁혀 마침내 어색함 없이 손을 맞잡을 아빠 4인방 딸들의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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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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