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어) 힙합그룹 트로이 멤버 칸토는 이선희, 이영현, 박혜경, 김그림, 윤하, 15%, 레이나, 럼블피쉬 등 여러 가수들의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며 빠르게 인지도를 올렸다. 오는 8월에는 본인의 미니앨범을 발매할 예정. 래퍼 칸토의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들어봤다.
칸토는 지난 2013년 엠넷 ‘쇼미더머니2’ 출연 후 같은 해 10월 데뷔 싱글 ‘말만해’를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트로이로 컴백해 범키, 재웅, 창우와 한 그룹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데뷔 후 만 2년이 안 됐지만 쉼 없이 다채롭게 활동하며 래퍼로서도 급성장 중이다.
“‘칸토’라는 이름은 제가 고등학교 때 만든 이름이에요. 그 전에는 ‘미스터 하이에나’였어요. (웃음) 중학교 때부터 랩을 좋아해서 친구들이랑 크루를 만들고 래퍼 이름을 정하면서 놀았어요. 제가 대장이었고, 친구 중에는 ‘악바리’라는 친구도 있었어요. (웃음) 그러다 고등학교에 갔는데 ‘하이에나’라는 이름이 조금 부끄럽더라고요. (웃음)”
어릴 적부터 랩에 관심이 많았던 그였다. 굵직하고 터프한 그의 랩이 ‘하이에나’라는 이름에도 어울리지만 이제 이미 ‘칸토’라는 이름이 입에 달라 붙는다. ‘칸토’는 ‘선율’이라는 뜻을 갖고 있기도 하다. 아직 21살 어린 나이인 칸토는 계속해서 자신의 음악을 찾는 중이다.
“사실 요즘 힙합을 별로 안 좋아해서 (웃음) 백인 음악들을 많이 듣고 있어요. 후디 앨런이라는 가수가 있는데, 이 분 유튜브 영상을 우연히 보다가 빠져들었어요. 랩도 하시고 노래도 하시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밴드, 예를 들어 마룬5도 듣고 그래요.”
흑인 힙합 명가 브랜뉴뮤직의 칸토가 힙합을 별로 안 좋아한다니 폭탄 발언이었다. 농담 반, 진담 반. 그래도 오는 8월 발매되는 칸토의 앨범은 (당연히) 힙합 앨범이다.
“제가 듣기 좋아하는 건 그렇지만 제 앨범 기본 베이스는 힙합이죠. 요즘 유행하는 트랩 비트나 그런 건 아예 없어요. 개인적으로 트랩 음악을 듣는 건 좋아하는데 하는 걸 안 좋아하거든요. 이런 장르는 잘 하는 분들이 워낙 많은데 굳이 제가 하고 싶지는 않아요. 제 이번 앨범은 예고편 같은 EP앨범이라서, 기본은 힙합인데 다양하게 담으려고 해요.”
칸토는 요즘 서인영과 ‘거짓말’로 활동 하면서도 틈틈이 새 앨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70% 이상 완성됐지만 타이틀곡은 아직 고심 중.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색깔을 확고히 하고 싶어하는 면모도 보였다.
“라이머 대표님께서 작년부터 추천하신 타이틀곡이 있어요. 올 초쯤에 녹음도 다 했는데 왠지 제 마음에는 안 들어서 싸우고 있어요. (웃음) 새로 작업하는 곡들까지 세 곡 정도를 후보로 두고 정하려고 하는데, 대표님이 워낙 설득을 잘 하셔서 보통 제가 져요.”
여러 가수들의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그이기에 궁금했다. 칸토의 곡의 피처링. 욕심을 내 유명 스타들의 이름이 나올 법도 했는데 칸토는 의외로 인디 아티스트 오혁을 꼽았다.
“진짜 같이 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어요. 혁오라는 인디 밴드의 보컬 오혁 씨인데, 요즘 정말 좋아해서 매일 듣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닌데 나이는 저보다 한 살이 많더라고요. 약간 또래고,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하고 싶어요. (웃음) 10센치, 장기하 선배님들도 정말 좋아해요. 같은 느낌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가사가 정말 적극적이고, 재미있어요. 잘 들어보면 깊이가 장난이 아니죠.”
힙합에서 밴드를 오가는 그의 음악적 관심도 열정도 뜨겁다. 그리고 가수로서의 목표도 확실하다. 칸토는 “메이저의 길을 걷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음악을 즐기는 것에서 넘어서서 언젠가 스타로서 우뚝 서겠다는 그였다.
“옛날부터 확고했던 것 하나가 있어요. 저는 언더그라운드 힙합을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 분들은 다 대단하신 분들이고 정말 존경하는 분들인데, 저는 항상 메이저의 길을 걷고 싶었어요. 앞으로 음악들은 조금 더 메이저스러운 음악, 듣는 음악이면서도 보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아직 부족하지만 안무도 계속 잘 배우고 있어요. 힙합에 베이스를 두되 메이저스러운 음악. 그러면서도 조금 새로운 음악. 그런 것을 하고 싶어요.”
칸토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빅뱅이 떠올랐다. 힙합 베이스를 두고도 다양한 시도를 하는 그룹, 그러면서 K팝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된 그룹. 아니나 다를까 칸토의 롤모델이기도 했다.
“빅뱅 선배님들과 이번에 활동이 겹쳐서 ‘엠카운트다운’ 대기실에서 만났어요. 전에 ‘동상이몽’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엑소 찬열을 좋아하는 학생이 나온 적이 있었는데, 제가 딱 그랬어요. 머리를 조아리게 되더라고요. (웃음) 확실히 아우라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랩을 처음 시작한 건 다이나믹듀오 형들 음악을 들으면서였는데, 몇 년 전에 형들을 행사에서 처음 뵀을 때도 말로 표현할 수 없었어요. 두 분이 앉아 계신데 너무 잘생겨 보였어요. 빅뱅 선배님들도 그렇게 커 보였어요.”
팬심을 드러내는 칸토의 모습이 사뭇 진지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자신의 음악을 얘기하면서 무게감을 보이던 그도 선배 가수들에 대해서는 숨김 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그리고 언젠가 그들 같은, 하지만 칸토 만의, 특별한 색깔을 가진 가수로 성장해 갈 것을 약속했다.
칸토는 올해 자신의 솔로 앨범 외에 트로이 앨범 작업도 진행할 예정. 다음달에는 오랜만에 컴백하는 범키의 콘서트 ‘범키 앤 프렌즈’에도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간다. 칸토는 새 앨범을 기다리고 있을 팬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의 인사를 전했다.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이 기다리셨어요. 작년 12월부터 신곡이 나온다고 했는데 벌써 6월이 됐어요. 기다린 만큼 정말 좋은 곡들을 들려 드릴게요. 사실 지금까지는 제 노래에 자신감이 크지 못 했는데, 이번에는 자신감이 있는 곡들이고 만족도도 커요. 가끔 피처링만 해서 조금 미안할 때도 있었죠. 제가 옛날부터 했던 말이 있는데, 저를 좋아해주는 것에 있어서 부끄럽지 않은 가수가 되고 싶다는 말이었어요. 칸토 팬으로 자랑스러운 느낌을 드리고 싶어요. 그런 계기가 될 수 있는 앨범을 만들 테니까 기대해 주시고 나왔을 때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sara326@osen.co.kr
아래-브랜뉴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