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이 끝났다. 사랑이 시작됐다. 시작은 서로에 대한 오해였다. 남자는 여자를 불치병 환자로 알았고, 여자는 잘해주는 남자를 어느새 좋아하게 됐다. 두 사람의 관계는 여자의 일방통행으로 끝날 뻔했지만, 남자는 여자에 대한 진심을 뒤늦게 자각했다. 그렇게 지난 17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맨도롱 또똣’(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 11회에서는 ‘우주커플’ 유연석-강소라 커플이 탄생했다.
이날 정주(강소라) 앞에 자신이 친엄마라고 주장하는 여자가 나타났다. 그는 돈 많은 부자 엄마 행세를 했고, 가게를 차려주겠다는 말에 정주를 들떴다. 하지만 건우(유연석)가 여자의 정체를 파악했고, 돈을 건네 상황을 무마시켰다. 정주 몰래 진행됐지만, 지원(서이안)의 폭로로 정주 또한 사실을 알았다. 정주는 건우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멈출 수 없는 짝사랑에 괴로워하며 술을 마셨다.
건우는 이미 자신의 마음을 인식한 상태였다. 서울로 가자고 보채는 지원에게 건우는 “정주가 걱정된다”며 속내를 고백했고, 포장마차에 홀로 있는 정주 앞에 나타났다. 건우를 의심하는 포장마차 주인에게 “내 여자친구”라고 말하는가 하면, “나에게 시집온다고 했다”고 능청을 부렸다. 만취한 정주는 그런 건우의 변화를 제대로 눈치 채지 못했지만, 사랑에 빠진 남자의 달콤한 눈빛이 건우의 마음을 대변했다.
하이라이트는 엔딩인 손가락 뽀뽀였다. 건우는 두 사람의 추억이 쌓인 맨도롱 또똣을 떠나려는 정주를 섭섭하게 여겼던 터. 정주가 찢어버린 계약서를 다시 붙여 놨다. 침대에서 곤히 잠든 정주에게 “맨도롱 또똣 다시 줄게”라며 말을 건넸다. 이어 “이건 덤이다. 너 가져라”라며 잠든 정주의 새끼손가락에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그는 정주의 엄지손가락에 키스를 하며 “약속”이라며 속삭였다.
이날 건우는 확실히 달라졌다. 그동안 건우는 겉모습만 어른이 어린 아이였다. 유치한 행동으로 정주에게 상처를 줬고, 이에 시청자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하지만 ‘어장꾼’이 아닌 ‘사랑꾼’으로 거듭난 건우는 로맨틱한 면모로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자신의 마음을 정주에게 드러내는 장면은 특히 담백하면서 사랑스러웠다. 한 여자의 남자가 되겠다는 선언인 동시에 자기 자신을 ‘덤’으로 표현하는 재치가 돋보였다.
이처럼 아기자기한 비유는 홍자매의 특기다. 전작 ‘주군의 태양’(2013)에서 공효진을 지켜주는 소지섭을 ‘방공호’로 표현했고, ‘최고의 사랑’(2011)에서는 차승원과 공효진의 애정 어린 스킨십을 ‘충천’이라 칭했다. ‘맨도롱 또똣’에서는 맨도롱 또똣으로 인해 계약 관계로 묶인 건우와 정주이기에, 건우가 ‘덤’이 됐다. “처음에는 정주에게 가게만 줬는데, 어쩌다 나도 같이 딸려갔다”는, 건우와의 대사와도 통하는 대목이다.
‘맨도롱 또똣’은 종영까지 5회를 앞두고 있다. ‘덤’ 유연석과 그의 연인 강소라가 어떤 ‘염장 로맨스’를 그려나갈지, 홍자매가 보여줄 사랑스러운 ‘우주커플’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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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도롱또똣’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