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가면’ 수애, 악녀 주다해 잊게 만든 특급 연기력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06.18 11: 10

“난 미움 받지 않으려면 먼저 미워해야 했고, 밟히지 않으려면 먼저 짓밟아야 했어”. ‘희대의 악녀’라는 타이틀을 얻은 SBS 드라마 ‘야왕’ 속 주다해 캐릭터의 대사다. 주다해 역을 맡았던 수애는 연기 중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흡입력 있는 연기와 극을 휘어잡는 존재감으로 ‘주다해=수애’ 그 자체의 연기를 펼친 바 있다.
그렇기에 이번 ‘가면’에서 서은하·변지숙 1인 2역을 맡은 수애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전작 캐릭터가 너무도 강렬한 악역 이미지였기에 이를 지우기 쉽지 않을 거라는 것. 하지만 수애는 이런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때로는 재벌집 딸 서은하로, 때로는 가난한 변지숙으로 자유자재로 오가는 물오른 연기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가면’에서는 주지훈과 미묘한 감정을 이어가면서도 가족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멀리서 지켜보며 눈물짓는 변지숙(수애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변지숙으로 변신한 수애는 발걸음부터 달랐다. 가족들의 빚은 대신 갚으려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사채업자를 찾아갔던 지숙은 자신을 눈치 챈 듯 쫒아오는 사채업자를 피해 달아났다. 이때 수애는 소심하고 겁 많은 지숙의 성격을 표현하듯 모자에 얼굴을 파묻은 채 뛸 때도 종종걸음으로 뛰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무의식중에 드러나는 디테일한 수애의 설정들이 전작의 이미지를 지우고 지금의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의 탁월한 감정 연기 또한 극에 몰입을 더했다. 이날 변지숙은 이제는 만나지 못하게 돼버린 가족을 멀리서 바라보며 슬픔에 눈물지었다. 특히 자신을 보고 쫓아오다 넘어진 어머니를 두고 “엄마 미안해”라며 뒤돌아서는 그 찰나의 순간에도 수애는 수많은 감정과 의미가 담긴 표정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정략결혼 상대인 최민우(주지훈 분)과 있을 때 변지숙의 모습은 또 달랐다. 지숙은 자신에 대한 호감을 은근히 드러내는 민우에게 “나한테 너무 잘해주지마라”며 철벽을 치면서도 “오늘만 나한테 기대서 울어라”라고 말하는 민우를 거절하지 못하고 눈물지었다. 이 장면에서도 수애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지쳐가는 지숙의 가련한 모습을 완벽하게 그려내며 역할 자체에 빙의한 듯 어색함 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이런 수애의 자연스러운 연기 덕분일까. ‘가면’은 18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라 전국 기준 11.0%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MBC ‘맨도롱 또똣’(7.8%), KBS 2TV ‘복면검사’(5.7%)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앞서 지난 4일 방송에서 기록한 자체최고시청률 10.7%를 깨는 기록이기도 하다.
이처럼 ‘가면’은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에 수애를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지며 나날이 높아지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이 인기를 힘입어 앞으로 더욱 흥미로워질 ‘가면’에서 또 다른 물을 만난 고기, 수애의 도플갱어 연기를 계속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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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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