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방송사 일베 이미지 오용, 왜 근절 못하나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06.18 16: 24

또 다시 ‘일베’ 이미지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엔 지난 16일 방송된 KBS 2TV ‘지구촌 뉴스’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대한민국 vs 미얀마 경기'를 소개하던 중 러시아 월드컵 트로피 공식 앰블럼이 아닌 故노무현 대통령의 사진을 합성한 '일베' 이미지를 사용한 것.
논란이 일자 KBS 측은 18일 OSEN에 "의도는 없었다. 앞으로 공인된 이미지만 사용하겠다"며 “그래픽 담당자가 실수로 공식 엠블럼이 아닌 이미지를 사용했다. 해상도가 좋은 것을 찾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즉각 사과 조치를 취했다. 
방송사가 ‘일베’ 이미지를 사용해 공분을 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MBC 또한 ‘뉴스데스크’와 ‘섹션TV 연예통신’에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사진을 사용했고, SBS는 벌써 5번이나 일베 자료 오용 실수를 저질렀다.

정말 ‘일베’ 이미지 사용을 근절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방송사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고 대중과 약속한 후에도 왜 자꾸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것일까.
사실 방송사의 입장에서도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 외부 자료들을 많이 활용하는 교양프로그램과 뉴스프로그램의 특성상 ‘일베’가 온라인에 잔뜩 퍼트린 이미지를 사용할 위험에 상시 노출돼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올린 이미지를 보고 있자면 교묘한 속임수를 써 원본과 한눈에 구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방송사의 잘못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방송을 시청하는 대중들에게 많든 적든 영향을 끼치고 있는 입장으로서 더욱 촉각을 세운 채 두 번, 세 번 확인을 했어야 옳다. 그들이 사과한 것처럼 “고의적인 부분은 없었다”라는 해명으로 끝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일베’는 극우성향 인터넷 커뮤니티로 반인륜적 만행도 서슴지 않으며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회의 ‘암’적인 존재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베’ 이미지가 알고 봐도 구별하기 힘든 교묘하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벌써 수차례 이어진 실수인데다가 매번 “너무 교묘해서 미처 알아보지 못했다. 앞으로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라는 궁색한 변명으로는 더 이상 대중들을 납득시키기 어려울 듯하다. 날이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는 ‘일베’의 만행만큼, 방송사들 또한 궁극의 조치를 취하며 이에 대비해며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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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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