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논란 생성 프로그램은 일단 다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할 순간이 왔다. '논란의 왕' 자리를 놓고 다투는 Mnet '쇼미더머니'와 tvN '더 지니어스'가 각각 4번째 시즌으로 6월말 딱 하루를 둔 시간차 컴백이 예정됐기 때문.
◇ 아이돌래퍼 vs 언더래퍼…'악마의 편집' 첨가
한 발 먼저 오는 건 살벌한 '쇼미더머니4'다. 오는 26일 오후 11시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쇼미더머니4'는 이미 시즌4 제작 소식을 비롯해 참가자 래퍼 명단, 프로듀서 명단이 하나 둘 공개될 때마다 순식간에 엄청난 이슈를 불러모으며 웹상 갑론을박이 끊이질 않는 모습.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늘어난 아이돌 래퍼 참가자들과 실력파 언더 래퍼들의 참여로 이미 일부에선 아이돌 팬덤과 힙합 팬덤이 부딪히는 현상이 감지되는 중. 특히 위너 송민호, 빅스 라비 등을 비롯해 매드타운 버피, 탑독 키도와 야노, 스피드 출신 우태운, 헬로비너스 라임이 움직이는 팬덤의 몸집은 상상이상.
물론 '2NE1 씨엘의 스승'으로 알려진 16년차 베테랑 래퍼 피타입을 위시한 지기펠라즈 출신 베이식과 이노베이터, 19금 가사의 문제적 래퍼 블랙넛, 도끼와 올블랙으로 활동했던 마이크로닷 등 언더힙합신을 응원하는 세력 역시 탄탄한 만큼 합격과 탈락으로 가늠되는 결과물에 양 측의 목소리가 심하게 엇갈릴 예정.
여기에 Mnet 특유의 '악마의 편집술'이 더해지면, 그 여파는 가히 폭발적이 될 전망. 시즌1~3에서 반복됐던 탈락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악마의 편집이다" "난 희생자다"를 외치는 래퍼가 올해는 과연 누구일지가 벌써부터 궁금할 지경. 또한 래퍼끼리 방송 장외 디스전도 벌이게 될지도 관심사다.
끝이 아니다. '참가자 자격논란'도 여전히 잠복 대기중이다. 특히 힙합을 하는 누구나 참여가능한 다소 열려있는 자격 특성상 늘 '과거의 문제'들이 방송 이후 온라인을 통해 번져 해당 참가자의 발목을 붙드는 일들도 놓칠 수 없는 논란 요소들이다.
◇ 쫄깃한 경합은 YES…불공정 꼼수는 NO
Mnet에 '쇼미더머니'가 있다면 tvN에는 '더 지니어스'가 있다. 올해는 게다가 시즌1부터 시즌3까지 활약했던 실력자들을 모아놓아 더 치열해진 '더 지니어스:그랜드 파이널'(이하 '더 지니어스4')이다. 첫방은 '쇼미더머니4' 하루 뒤인 27일 오후 9시 45분.
앞서 지난 2013년 4월 첫 선을 보였던 '더 지니어스'는 쉽지 않은 게임룰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아 1% 안팎의 시청률로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았던 프로그램. 하지만 이후 충성도 높은 시청자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점차 시청률을 높이며 tvN의 인기 프로로 거듭났다.
이후 인기와 함께 '논란'도 서서히 고개를 내밀었다. 승부 과정에서 밉상짓을 자행하던 일부 출연자가 미운털이 박혀, 한 두 차례 욕을 먹는 게 그 시작이었다. 논란이 크게 불거졌던 건 역시 게임의 룰을 벗어났거나, 공정하지 못한 불편한 '꼼수'들이 등장했던 순간이다.
방송인과 비방송인 연맹으로 갈렸던 시즌2가 그랬다. 프로그램 투입 전부터 친분이 있던 일부 방송인들이 의도적으로 담합해 잇따라 비방송인을 탈락 타깃으로 삼자 이게 문제가 됐다. 이는 결국 '이두희 참가자 신분증 도용논란'(시즌2, 6회)으로 폭발했다. 논란 당사자들은 이름 앞에 '혐'이란 수식어까지 붙었고, 대중들의 집중포화 비난을 견뎌야 했다. '더지니어스'는 시즌2로 인해 '논란왕'이라는 불명예한 수식어를 달게 됐다.
시즌2의 부작용은 고스란히 시즌3로 이어졌다. 시즌2 논란을 의식한 일부 참가자들이 게임에 별다른 적극성을 띄지 않은 것. '더 지니어스'는 거액의 상금을 획득하기 위해 일상에선 드러나지 않던 인간 내면의 본성을 끄집어 내는 리얼리티쇼. 인정하기 싫었던 인간의 내면의 본성이 드러나는 순간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연출을 맡고 있는 정종연 PD의 말처럼 "논란을 만드는 스타일의 프로그램"이라는 걸 부인할 수 없다.
유쾌하지 않은 '논란'은 지양해야 마땅하지만, 참가자간의 합당한 '갈등' 자체까지는 놓아선 안 되는 게 '더 지니어스'만의 재미 요소다. 기본 룰에 어긋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그들간의 연맹, 생존을 위한 배신 등은 활력을 불어넣는 요소라는 점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생존을 위해 플레이어간 치열한 경합을 원하는 시청자들은 그들의 돌출행동을 보고 싶어한다. 비난을 받을까 몸을 사리거나, 예측 가능한 뻔한 전개를 보는 것보단 논란 걱정을 제쳐두고 승리를 위해 집착하고 발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진짜 '더 지니어스'다. 물론 그런 이들을 모두 뚫고, 오롯이 '두뇌' 만으로 승리를 거머쥐는 참가자 또한 보고 싶은 게 대중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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