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예능의 시청률 하락세는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꾸준히 양호한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SBS '자기야-백년손님'(이하 '백년손님')이다.
’백년손님‘은 프로그램 안팎으로 큰 사건사고 없이 조용하면서도 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며 목요일 예능프로그램 독보적인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사위와 장인·장모의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하는 취지의 ‘백년손님’은 토크쇼와 관찰예능을 합친 신선한 포맷으로 눈길을 끈다. VCR과 스튜디오를 자연스럽게 오가는 방송 흐름과 게스트들의 입담이 더해져 1시간 30분 남짓한 방송을 꽉 채우며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것.
지난 18일 방송된 ‘백년손님’에서는 장모와 청도 소싸움, 요트 체험, 해녀 도전 등 다양한 경험을 하는 사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장모와 사위의 스스럼없는 대화와 세대 차이가 부르는 극과극 리액션은 러브라인, 막장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도한다.
‘가족 예능’에서 감동 또한 빠질 수 없다. 그간 ‘백년손님’에서는 사위와 장모라는 다소 어려운 관계에도 서로를 위하는 배려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느껴지는 애틋한 마음으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역시 마라도 처가를 찾은 사위 박형일이 장모와 술 한 잔씩 주고받으며 그동안의 서운했던 감정과 아내에 대한 안타까움을 고백해 보는 이들의 뭉클하게 만들었다.
스튜디오에 있는 MC와 패널들의 역할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같은 사위의 입장이거나 화면 속 사위의 아내로 구성돼 사위와 장모의 모습을 담은 VCR에 적절한 리액션을 더할 뿐 아니라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야기하며 방송에 재미를 더한다. 또한 영상을 본 후 같은 사위의 위치로서의 고충과 이에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털어놓는 남자 패널들의 모습은 또 다른 웃음과 감동 포인트다.
이렇듯 ‘백년손님’은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밍밍하지도 않고, 잔잔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담백한 매력으로 목요일 심야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다양한 예능프로그램 속에서도 굳건하게 1위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사위와 장모의 관계’에 맞춘 초점을 잃지 않는 초심과 그럼에도 신선함을 잃지 않도록 끊임없이 고민하는 노력이 아닐까.
한편, ‘백년손님’은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1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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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방송화면 캡처.